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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ㆍ심판 싸움 말리던 감독 퇴장 규정 감정적 적용한 심판의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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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ㆍ심판 싸움 말리던 감독 퇴장 규정 감정적 적용한 심판의 책임은?

입력
2014.06.2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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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와 심판의 싸움을 말리던 감독이 퇴장 당하는 어이 없는 일이 벌어졌다. 1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삼성전에서 3회초 이만수 SK 감독이 퇴장 당하자 야구팬들은 물론이고 관계자들조차도 어찌 된 영문이지 야구규칙을 찾아보기에 바빴다.

1사 2루에서 SK 선발투수 울프가 삼성 박한이와 9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자 스트라이크존에 불평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러자 최수원 주심은 보호 마스크를 벗고 투수 마운드 쪽으로 걸어가면서 울프와 격한 언쟁을 벌였다. 이 때 이 감독이 뛰어 나가 최 주심을 말렸고, 뒤따르던 성준 수석코치와 조웅천 투수코치는 마운드로 올라가 울프를 진정시켰다. 약 10분간 경기가 중단된 뒤 심판진은 논의 끝에 이 감독에게 퇴장을, 울프에겐 한 타자 상대 후 교체를 명령했다. 야구규칙 8조 6항에 따르면 감독이나 코치가 이미 한번 마운드에 갔을 때 같은 이닝, 같은 투수, 같은 타자일 때 또 다시 갈 수 없다는 심판원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감독이 두 번째로 갔다면 그 감독은 퇴장을 당한다.

하지만 지극히 감정적인 대응이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 규정은 당연히 투수 교체를 위해 마운드를 방문했을 때에 해당하는 것이지 이날처럼 경기 외적인 상황까지 포함시켜 적용하라고 만들어 놓은 규정은 아니다. 울프가 정확히 뭐라고 말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상황을 보면 최 주심이 더 흥분한 것처럼 보였다. 견강부회식 규정 적용을 하기에 앞서 울프에게 곧바로 경고를 내리는 것이 냉철한 판단이었다. 진작 조치를 했다면 싸움을 말리러 온 코칭스태프가 마운드 방문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엉뚱한 감독을 그라운드에서 쫓아내는 사상 초유의 일도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올 시즌 숱한 판정 시비 속에 땅에 떨어진 심판의 권위를 스스로 더 깎아 내리는 일이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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