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계열사 CEO 참여 공헌委 운영 매년 두 달간 봉사대축제 열어 영업점서 청소년 금융 체험도
●신한금융지주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청 앞 광장. 5톤 트럭을 개조한 흰색 탑차가 들어선다. 화물칸 오른쪽 문이 위로 활짝 열리자 쌀, 미역, 라면, 밀가루, 간장, 세제 등 일상생활에 없어선 안될 식료품이 내부에 가득했다. 이 때 ‘신한’이라고 쓰인 파란색 조끼를 입은 성인남녀 30여명이 등장했다. 이들은 일사불란하게 일렬로 서 차량 안에 있던 식료품 상자를 미리 광장에 설치 해놓은 천막으로 옮겼다. 품목별로 가지런하게 진열까지 해 마치 대형마트를 연상케 했다. 이들은 마트 직원이 아닌 신한금융 직원들. 평일에는 금융인이지만, 주말에는 이렇게 자원봉사자로 변신하고 있는 것. 저소득층이 필요로 하는 각종 식료품을 선별해 나눠주는 활동이 이날 임무였다.
잠시 후 영등포에서 선정한 400가구의 저소득층이 이 곳을 찾자 직원들이 분주해졌다. 각자 필요로 하는 식료품을 나눠주고, 거동이 불편하거나 몸이 불편한 노인에게는 직접 배달까지 해줬다. 이날 행사는 7시간 동안 이어졌다.
신한금융은 2006년부터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와 함께 이 행사를 매 분기마다 이어가고 있다. 이용자들은 직접 자신에게 맞는 물품을 고를 수 있어 만족도가 매우 높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지역사회와 함께 공존하는 따뜻한 금융사가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따뜻한 금융’이 확고히 자리를 잡고 있다. 2011년 한동우 회장 취임 이후 금융사의 본질이 ‘비 올 때 우산을 뺏지 않는 상생’이라는 기치 아래 수익 추구만이 아닌 사회공헌 활동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원봉사대축제다. 매년 4월부터 두 달간 12개 계열사 전 임직원과 가족들이 모두 참여해 각종 자원봉사 활동을 한다. 올해 첫 행사는 4월17일 서울 은평구 장애인 생활시설 ‘은혜로운 집’에서 시작됐다. 한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70여명은 ‘평안함과 따뜻함’을 주제로 벽화를 그리고 장애인들이 일하는 작업장의 난방설비 설치를 위해 후원금을 전달했다.
1만6,000여 신한 임직원은 대축제 기간 동안 ‘1사1촌 결연 마을(은행:오미자마을, 카드:삼배리마을, 금융투자:상군두리마을, 생명:카누마을)’을 찾아 오미자순 따기, 모종심기, 덩굴제거 작업 등 일손을 도왔다. 빵이나 국수를 만들어 소외계층에게 전달했고,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의 문화 체험을 위해 한양 도성 걷기 행사도 했다. 또 해외 빈민아동을 위해서는 티셔츠를 만들었다. 2008년부터 매년 실시해 온 ‘내고장 문화재 가꾸기’ 일환으로 창경궁, 남한산성, 청주 상당산성 등 전국 15개 문화재를 찾아 환경정화 활동을 벌이기도 했고, 올해는 토종 생태계를 위협하는 외래식물을 제거하고 훼손된 탐방로 샛길을 복원하는 ‘북한산 가꾸기’ 프로그램을 신설해 등산객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특히 대축제 기간 중에 세월호 사고가 발생해 자원봉사자 600여명이 급히 현장을 찾아 물품 정리, 분향소 안내 등 봉사활동을 했다. 각 그룹사별로 임직원들이 3,700만원 상당을 모금해 기부하기도 했다.
이런 체계적인 신한금융의 사회공헌 활동은 전 계열사 CEO가 참여하는 사회공헌위원회가 있기에 가능했다. 위원회는 지속가능경영, 사회공헌, 환경경영을 기반으로 기본방향을 설정하고 추진성과를 일일이 점검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가능한 사회공헌 활동을 발굴ㆍ실천하기 위해 2012년부터 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의 사회책임경영을 위한 중점추진분야는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공존’, 전통적 가치와 문화 보존을 위한 ‘공감’, 환경의 소중함에 대한 각성을 위한 ‘공생’으로 요약된다. 다양한 봉사활동도 이 세가지 추진분야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미래세대인 초ㆍ중ㆍ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차별화된 체험식 교육 프로그램은 신한의 자랑이다. 국내 최초로 은행 영업점을 개방해 학생들이 실제 입출금, 적금, 환전 등 은행 업무와 신용카드 이용, 주식 매매, 보험 가입 등을 직접 체험해 올바른 금융을 이해하도록 했다. 열악한 도서 환경과 학습 공간 개선을 위해 전국 300여 곳에 ‘아름人 도서관’을 건립했다. 또 생활여건이 어려운 우수 학생들을 지원ㆍ육성하기 위해 2006년 신한장학재단을 설립, 지난해까지 총 4,364명에게 139억3,0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현재 재단의 출연금은 7개 계열사에서 1,000억원에 이른다. 이 재원을 바탕으로 성적이 우수한 저소득층 대학생과 고등학생을 멘토, 멘티로 연결해 장학금 외에도 학습기회를 제공하는 멘토링 장학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한 회장은 “금융의 힘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따뜻한 금융의 정신으로 앞으로도 사회에 책임 있는 역할을 하면서 지속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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