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논문…스페인 동굴서 나온 고인류 화석 분석
지금부터 약 40만년 전 초기 네안데르탈인의 진화과정에서 가장 먼저 발달한 특징은 얼굴과 치아 부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유명한 발굴 현장인 스페인의 시마 데 로스 우에소스 동굴에서 출토된 고인류 두개골 화석들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다.
미국과학진흥협회(AAAS)는 19일(미국 동부시간) 주최한 전화회의 형식의 기자회견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이 연구는 이날 발간된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 연구논문으로 실렸다.
논문 저자는 스페인 마드리드국립대와 카를로스 Ⅲ세 보건연구소가 공동으로 설립한 '인간 진화·행동 연구소'의 소장인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마드리드국립대 교수 등 30명이다.
이들은 논문에서 1983년 이후 시마 데 로스 우에소스 동굴에서 출토된 홍적세 중기 고인류 17명의 두개골을 분석했다.
이 중 7명의 두개골은 학계에 처음 보고되는 것이다.
'뼈의 구덩이'라는 뜻을 지닌 시마 데 로스 우에소스 동굴에서는 지금까지 7천 점 가까운 고인류 화석이 출토됐으며 이는 28명 이상의 별개 개체에 속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단일 발굴 현장으로는 최대 규모다.
다양한 과학적 연대 측정 기법을 동원한 결과 이곳의 고인류 화석들은 약 43만년 전의 것이라는 일치된 결론이 나왔다.
논문 저자들은 화석 조각을 끈질기게 모은 후 과학적 분석 기법을 총동원해 두개골들을 원래 모양대로 맞추고 특징을 파악했다.
그 결과 이 두개골 화석들의 특징은 눈 위가 툭 튀어나온 얼굴과 발달한 앞니 등 안면부와 치아 부분에서는 네안데르탈인과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다른 부분에서는 네안데르탈인이 아니라 하이델베르크인(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 등 그보다 앞선 시기 호미니드의 특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제1저자이며 교신저자인 아르수아가 교수는 "홍적세 중기는 약 50만년에 걸친 긴 기간"이라며 "고인류 중 한 부류가 고전적인 네안데르탈인으로 천천히 진화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네안데르탈인의 특징들이 그전 고인류로부터 단선적 진화 경로를 통해 나타난 것이 아니라, 여러 특징들이 시차를 두고 별개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논문 공저자인 이냐시오 마르티네스 알칼라대 교수는 "우리가 두개골을 발굴함으로써 유럽 홍적세 중기 인간 집단의 두개골 부분 특징을 최초로 밝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초기 네안데르탈인들은 약 40만∼50만년 전 아프리카와 동아시아에 살던 다른 고인류 그룹으로부터 갈라져 나와서 유라시아 대륙에 정착했고, 진화 과정에서 후대의 네안데르탈인 계통과 같은 특징을 갖게 됐다.
또 그 후 수십만년 후 현생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진화 과정을 통해 출현해 유라시아에 정착했으며, 현생 인류와 네안데르탈인 계통의 교접이 이뤄지면서 네안데르탈인 계통이 3만∼8만년 전 현생 인류에 동화돼 멸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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