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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칼 끝, 친인척 거액 재산은 비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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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칼 끝, 친인척 거액 재산은 비껴가

입력
2014.06.1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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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물거져도 공식조사 없이 자산 매각으로 눈가림 대응

누나 부부 재산 축적 큰 부담 부패와의 전쟁에 잡음 일어

시진핑
시진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천문학적 재산을 축적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친인척들에게 재산 매각을 종용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이미 수 차례 제기된 문제를 공식 조사 한 번 없이 쉬쉬하며 처리하는 시 주석의 태도를 놓고 진정한 부패척결 의지가 있느냐는 문제제기도 나온다.

NYT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시 주석의 큰누나인 치차오차오(齊橋橋)와 매형인 덩자구이(鄧家貴)는 투자회사인 베이징 친촨다디(北京秦川大地)의 지분 50%를 처분했다. 치차오차오 부부는 2007년 12월 한 국유은행과 제휴해 이 회사를 설립했다. 치 부부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금융인 샤오젠화(肖建華)의 대변인은 매입 당시에도 “이 매각은 가족(시 주석)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부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도 부동산과 광산을 중심으로 10개 회사에 투자했던 자산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 부부의 재산 규모는 2012년에도 문제가 됐다. 그 해 6월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치 부부 재산까지 합친 당시 시 국가부주석 일가의 재산규모가 3억7,600만 달러(약 4,31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재산 구성은 ▦희토류 회사(총 17억3,000만달러) 지분 18% ▦상장회사 투자(2,020만 달러) ▦홍콩 호화주택(3,150만 달러) 등이었다.

시 주석은 본인을 비롯해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등 직계가족 명의로는 문제될 수준의 재산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치 부부가 막대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 동안 정치적 약점이 돼 왔다.

문화대혁명 탄압을 피해 어머니 성(치ㆍ齊)으로 바꾼 치차오차오는 부친인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 사망 후인 2002년부터 남편과 부동산 사업으로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부는 특히 시 주석이 상무위원에 오른 2007년 이후 재산을 크게 늘렸다. NYT는 “시 주석이 취임과 함께 문제가 있는 가족들에 대한 자산 정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NYT는 그러나 치 부부에게 아직도 많은 재산이 남아 시 주석에게는 여전히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그 사례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올해 1월 보도를 인용, 덩자구이가 2008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부동산 개발 관련 유령회사를 세워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2년 블룸버그 보도 당시 지목됐던 홍콩 고급 주택 중 상당수도 여전히 치 부부 소유로 남아 있다.

친인척 재산에 대한 시 주석 대응이 미온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2012년부터 불거진 친인척 재산문제를 공식 조사도 없이 해결하려는 중국 집권층 특유의 비민주적 관행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온라인 매체 보쉰(博迅)은 시 주석이 자신의 일가 비리를 아는 사람을 핍박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18일 보쉰에 따르면 중국 밍톈시(明天系)그룹 샤오젠화 회장은 시 주석 지시로 체포 위기에 최근 홍콩으로 도피했는데, 지난해 1월 치 부부로부터 재산을 사들인 게 빌미가 됐다는 것이다. 심지어 “베이징 친촨다디의 설립과 처분 등에 시 주석 입김 등이 작용했을 경우 이런 부분을 알고 있는 그를 제거하려 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물론 관련 보도에서 NYT는 “치 부부 재산 축적에 시 주석이 연관된 증거는 없다” 고 인정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2012년 시 부주석 일가의 재산을 추정한 블룸버그의 웹사이트 접속을 관련 보도가 나간 지 하루 만에 차단했다”며 친인척 재산 관리의 투명한 처리과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편 ICIJ가 1월 폭로한 내용에 따르면 2000년부터 조세회피처 법인 설립을 통해 중국에서 해외로 유출된 자산은 최대 4조달러(약 4270조원)에 달한다. 폭로된 명단에 유령회사 설립자로 지명된 사람 중에는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의 아들 원윈쑹(溫雲松), 중국 8대 혁명 원로의 자손인 푸량(傅亮) 등이 포함됐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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