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를 내전 상태로 몰아가고 있는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를 제압하기 위한 군사 개입 방안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라크 정부의 요청까지 공개된 터라 공습의 필요성을 부인하지 않지만 당장 작전을 실행하지는 않을 분위기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오바마 대통령이 유일하게 배제한 것은 이라크전에 병력(지상군)을 보내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다른 선택지들은 고려하고 있다”고 공습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미국 관리들은 급진 수니파의 진격을 저지할 수 있는 목표물들이 분명하지 않아 오바마 대통령이 지금 당장 이라크 공습 계획을 승인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상원의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와 미치 매코넬 공화당 원내대표, 하원의 존 베이너 의장과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만나 이라크 사태를 논의했다. 매코넬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 사태와 관련해)취할 수 있는 조치들에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이라크 외무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양국 안보협정에 따라 ISIS를 공습해주도록 미국에 공식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 정부에도 지원을 촉구했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도 이날 상원 청문회에서 “이라크 정부로부터 공군력 요청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뎀프시 의장은 공습을 바로 실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을 내비치며 그 이유로 “과격세력이 (주민들 사이에)깊숙이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 상태로는 ISIS 세력과 주민을 구별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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