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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 선제골 vs 역공 동점골... 특급 조커들 골 그물 흔들다

입력
2014.06.1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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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23분 23m 캐논슛에

6분 후 만회골 승부 원점

90분 내내 숨 막히는 접전

한국 볼 점유율 52%

패스 성공률도 다소 앞서 18일(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경기장. ‘수심 가득했던’ 홍명보호가 ‘유럽 복병’ 러시아를 만났다. 월드컵 본선 1차전을 앞두고 잇단 평가전에서 체면을 구겼던 터라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당초 목표로 내걸었던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은 호언쯤으로 평가절하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막상 경기 뚜껑을 열어보니 홍명보호의 수심은 ‘기만전술’이었다. ? 전반전은 팽팽한 기 싸움의 연속. 한국은 전반 10분 손흥민(레버쿠젠)이 중원에서 단독 드리블을 한 뒤 페널티아크 부근까지 치고 들어가 시도한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크게 벗어나 아쉬움을 남겼다. 34분에는 구자철(마인츠)의 슈팅이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돼, 러시아 골대 오른쪽 구석을 향했지만 살짝 벗어났다. ? 러시아도 전반 27분 간판 공격수 코코린의 헤딩 슈팅이 골대를 외면했다. 4분 뒤에는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CSKA 모스크바)의 강력한 프리킥을 골키퍼 정성룡이 막아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들어 선수 교체 없이 전반전 멤버를 그대로 투입했다. 그러나 후반 11분 체력이 떨어진 박주영(아스널)대신 이근호를 투입하면서 반전을 꾀했다. 이 카드가 ‘신의 한 수’였다. 이근호는 그라운드에 투입된 지 12분 만에 중앙선 부근부터 툭툭 치고 들어가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23.4m를 날아간 볼은 러시아의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CSKA 모스크바)의 정면으로 향했다. 이때 행운의 여신이 홍명보호에 눈인사를 보냈다. 아킨페예프가 두 손으로 볼을 잡으려다 뒤로 흘렸고, 볼은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행운이 섞인 선제골.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예비명단에 포함됐다가 막판 탈락한 이근호는 월드컵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리는 영광을 맛봤다. 하지만 한국의 우위는 오래가지 못했다. 러시아가 6분 만에 만회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러시아는 후반 29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알란 자고예프(CSKA 모스크바)가 시도한 슈팅을 골키퍼 정성룡이 막아내자 32세의 백전노장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았다. 케르자코프는 벤치를 지키다가 후반 26분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부름을 받고 그라운드에 나선 지 3분만에 골을 꽂아 넣었다. 한국은 후반 39분 손흥민(레버쿠젠)을 빼고 김보경(카디프시티)을 투입하며 재반전을 노렸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따르면 한국 대표팀은 이날 52%의 볼 점유율로 러시아를 앞섰다. 패스 성공률도 한국이 77%로 75%인 러시아보다 높았다. 다만 한국이 10번 슈팅을 시도하는 동안 러시아는 16번의 슈팅을 날렸다. 볼이 골대 안쪽을 향하는 유효 슈팅 수도 러시아가 10개로 6개인 한국보다 많았다. 한편 러시아는 소련 붕괴 이후 출전한 월드컵 본선 경기에서 처음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러시아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무승부를 거둔 것은 1991년 소련이 붕괴한 이후 나선 3차례 대회 중 처음 있는 일이다. ? ?

러시아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가 이근호의 대포알 슈팅 볼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킨페예프가 한 번 잡았다 놓친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쿠이아바=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가 이근호의 대포알 슈팅 볼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킨페예프가 한 번 잡았다 놓친 공은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쿠이아바=로이터 연합뉴스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가운데)가 동점골을 터트리고 나서 포효하는 모습. 쿠이아바=로이터 연합뉴스
알렉산드르 케르자코프(가운데)가 동점골을 터트리고 나서 포효하는 모습. 쿠이아바=로이터 연합뉴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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