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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따라 최대 10배 차이… 비급여 진료비 꼼꼼히 따져 보세요

입력
2014.06.1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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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 갑상선 수술에 많이 쓰이고 있는 다빈치 로봇수술 장면. 수술효과는 좋지만 건강보험이 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여서 수술비용이 1,000만원을 넘어 환자에게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립선, 갑상선 수술에 많이 쓰이고 있는 다빈치 로봇수술 장면. 수술효과는 좋지만 건강보험이 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여서 수술비용이 1,000만원을 넘어 환자에게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1-4인실 병실·초음파·MRI 등

일부 비급여 항목 부르는 게 값

"병원 적자로 불가피" 항변 불구

환자 부담 날로 느는 것도 사실

정부, 비급여 진료비 가격표 비치

8월부터 전국 종합병원에 의무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사는 이모 씨는 무릎 퇴행성관절염을 앓고 있는 어머니로 걱정이 태산이었다. 인공 관절 수술비만 700만~800만원에다 가족 모두 직장에 다녀 간병인까지 고용하면 비용이 1,000만원이나 더 들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제일정형외과병원의 ‘알뜰살림 병원비 줄이기’ 프로그램을 알게 돼 이 병원에서 어머니에게 수술해드렸다. 비용이 300만원밖에 들지 않아 무려 700만원이나 줄였다. 이 병원에서는 선택진료비(특진비), 상급병실 사용료, 간병비 등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100% 환자가 부담하는 ‘비급여 진료비’를 없앴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대부분의 환자는 비급여 진료비로 인해 의료비 부담이 날로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2년 17.2%로 전년(17.0%)보다 증가했다. 2012년 기준으로 ▦선택진료비 1조3,000억원 ▦상급병실 1조원 ▦간병비 2조원 등이다. 정부도 비급여 진료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급병실 기준을 4인실로 낮추고, 선택진료 의사도 사실상 없앨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식인 비급여 진료비가 ‘부르는 게 값’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은경 경제정의의실천연합 사회정책팀장은 “환자들을 위해 비급여 항목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했다. 반면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대학병원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비급여 의료비마저 없앤다면 병원 경영이 부실해져 진료의 질마저 떨어질 것”이라고 불가피성을 항변했다.

PET 뇌영상 촬영 장면.
PET 뇌영상 촬영 장면.

‘울며 겨자 먹기’ 선택진료하는 현실

환자가 전적으로 부담하는 비급여 진료 가운데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비, 간병비 등의 비중이 가장 커 ‘3대 비급여 진료비’로 부를 정도다. ‘특진비’라고 불리는 선택진료비는 환자가 대학병원급이나 일부 전문병원의 10년 이상 경력의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으면 수술ㆍ검사 등 8개 항목에 한해 건강보험 진료비의 20~100%를 추가로 내는 비용이다. 선택진료는 양질의 전문진료를 받기 위해서라기보다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건강보험 진료비를 보전해 주기 위해서다. 선택진료제는 1963년 당시 국공립 대학병원 의사들의 수입을 일정 정도 보전해 주려고 시작됐다. 현행 규정상 병원장이 80% 범위 내에서 선택진료 의사를 정할 수 있어 서울대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들은 조교수급 이상 의사 중 80% 가까이 선택진료 의사라 환자는 ‘선택의 여지 없이’ 선택진료를 받아야 할 형편이다.

상급병실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1~4인실의 입원비용이다. 현재 건강보험은 5인실 이상에만 적용돼 1~4인실은 기본입원료 외에 상급병실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환자 본인이 의료보험이 되는 5인실 이상의 일반 병실을 이용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병실이 없어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 응급실에서 의료보험이 되지 않는 1~2인실을 먼저 이용한 뒤 빈 자리가 나면 5인실로 옮기게 된다. 간병비는 입원환자의 간병을 돕는 서비스비용이다. 환자들은 보통 간병인을 고용하거나 가족 등의 간병을 받는다.

다빈치 로봇을 이용한 수술장면.
다빈치 로봇을 이용한 수술장면.

비급여 진료비 병원따라 10배 차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환자가 모두 부담하는 비급여 항목의 가격이 같은 종합병원이라도 병원에 따라 많게는 9배(지난해 12월 말 기준)까지 차이가 나고 있다. 종합병원의 비급여 가격 중 1인실 병실료가 가장 비싼 곳의 가격은 35만원으로 이는 최저 수준(4만원)의 9배나 된다. 초음파 검사료도 5만~18만원이어서 최고ㆍ최저 배율이 3배를 넘었으며 자기공명영상(MRIㆍ척추검사, 24만7,000~79만2,000원)와 몸통 양전자단층촬영(PETㆍ55만~137만1,000원)도 3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치과 임플란트 비용의 경우 90만~400만원으로 4배 넘게 차이를 보였다.

정부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환자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지난해 9월부터 비급여 진료비를 알 수 있도록 병원 내 안내 책자나 인터넷 홈페이지에 자율적으로 게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병원마다 방식이 달라 환자들은 비교하기가 쉽지 않고, 어디에 비급여 진료비가 고지돼 있는지 찾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비급여 진료비 가격표를 8월부터 전국 모든 종합병원의 안내데스크와 접수창구, 홈페이지 등에 비치하도록 의무화했다. 현재에는 300병상 이상인 전국 110곳의 종합병원과 43곳의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만 초음파 검사, MRI 검사, PET 검사, 다빈치로봇수술 등 10개 항목의 비급여 진료비를 공개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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