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사퇴해야" 전방위 압박…與 엄호발언 없이 여론 주시
친일 사관 논란에 휘말린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거취 문제가 18일 여권의 미묘한 기류 변화 속에 고비를 맞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문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며 여권을 강하게 압박하는 가운데 새누리당 지도부는 문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엄호했던 전날까지의 기류와 달리 '침묵'을 지킨 채 여론을 주시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청와대와 여당 지도부의 이 같은 기류변화는 결국 '문창극 카드'를 끝까지 지키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부르고 있다.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바쁜 일정 속에 우리나라 시간으로 이날 오전까지 문 후보자의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를 재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여러 가지 분석과 설이 난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실제로 일정 때문에 결재를 못 할 수도 있지만, 결재를 미룸으로써 문 후보자에게 자진해서 사퇴하라는 완곡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게 아니냐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문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 임하겠다는 뜻이 워낙 완강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공개 회의석상에서 문 후보자에 대한 언급을 일절 자제했다.
다만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문 후보자 거취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방향성을 정해놓고 가는 것보다 한 분 한 분 스스로 자연스럽게 해도 무리가 없다"며 "절차를 지켜가며 의원들의 의견을 한 분 한 분 소중히 듣고 국민 여론을 살피면서 무겁게 결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도부의 기류 변화 속에 친박 맏형격인 서청원 의원과 이재오 김영우 김상민 의원 등 당내 일부 비주류 의원들은 문 후보자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새정치연합은 지도부가 일제히 나서 문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전방위로 압박했다.
임명동의안 제출이 미뤄진 것을 두고 박 대통령이 '문창극 카드'를 포기했다는 자체 분석을 내놓는 한편, 인사청문회를 강행하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경고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후보자를 환영하는 세력은 이제 일본의 극우세력뿐인 것 같다"며 "애당초 어처구니없는 후보자를 국민에 내민 일 자체가 국민 모독이었고 대한민국 역사를 모욕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임명동의안 제출이 미뤄지는 데 대해 "문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하도록 박 대통령이 포기 수순을 밟고 있지 않나"라고 해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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