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18일 역사인식 논란을 빚고 있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총리 자격이 없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옛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이자 당내 대표적 비주류인 이 의원은 이날 국회의 정치 및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문 후보자에 대해 "일본이 우리나라를 식민통치한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종교적으로는 용인될 수 있지만, 그럼 독립운동을 한 사람은 왜 (독립운동을) 했냐"고 지적했다.
그는 "한 나라의 총리로서 대통령을 보좌해야 하는데 그런 사관으로 모든 것을 볼 것이냐"면서 "(국민의) 70%가 총리로서 안 된다는 것 아니냐. 언론인이나 학자로서는 모르지만 총리는 아니라는 것이지"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가대개조에 대해 "정부조직개편이 아니라 국가개조를 하려면 제일 먼저 헌법부터 손대야 한다”면서 개헌론을 거듭 제기했다.
새누리당 유력 당권주자인 서청원 의원은 18일 전날보다 좀 더 직설적인 표현으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서청원 의원도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이날 인천 축구 전용 경기장에서 월드컵 한국과 러시아전을 관람하며 기자들과 만나 "정치를 오래 한 사람으로서 많은 번뇌를 했다"며 "당과 국민을 위해, 현 정부를 위해서라도 이럴 때는 (문 후보자) 본인이 스스로 판단해서 모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더 이상 부담주지 말고 스스로 퇴진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갖고 어제 말씀 드린 것"이라며 "후보자 지명 이후 총리 후보자로서 겸손하게 해명해야 하는데 그런 게 별로 눈에 비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8일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오늘도 장을 만들어 의원 의견을 들었는데 서서히 순리대로 과정 거치면서 의원들 생각이 정리될 것"이라면서 "과거에는 당론이라 해서 설득하고 했지만 한분 한분이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독자적 의사결정권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도부와 중진들의 기류가 급변하는 가운데 ‘문창극 엄호’ 발언은 없는 상황이다. 당 지도부는 문 후보자 비판 기류가 당내 공개적으로 확산되고 인준 표결 전망이 어둡다는 관측까지 제기되면서 일단 여론의 추이를 살피고 정부의 인사청문요청서 제출 여부를 지켜보면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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