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먹으면 시들한 남성이 확 살아난다고 광고하는 명약이 있다. 한의사가 대한민국 남성을 위해 특별히 개발했다는 제품의 이름은 ‘파워엠’. 몇 달 전부터 신문광고는 물론 포털사이트를 통해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그런데 불행히도 이 제품은 의약품도 건강기능식품도 아닌 기타가공품이다. 광고에선 제품 효능만 강조했지 제조사와 제품성분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주지 않고 있다.
한진우 인산한의원 원장은 제품효능에 대해 “산수유, 가시오갈피, 복분자, 구기자, 토사자 등 양기를 북돋우는 성분으로 구성됐지만 일반식품에서 즉효 효능을 말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파워엠처럼 허위·과대 광고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제품이 난무하는 것은 보건당국의 허술한 관리체계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우선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과 달리 기타가공품은 사전 광고심의대상이 아니다. 아무 제재없이 소비자를 현혹하는 허위ㆍ과대광고를 업자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보건당국에 적발돼도 형사처벌, 행정처분까지 시간이 많아 상당한 기간 동안 제품을 팔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장 고발로 파워엠 제품과 관련 허위ㆍ과대광고 여부를 조사하고 있지만 광고에 제조사 전화, 주소 등이 없어 조사에 애를 먹고 있다. 소비자를 현혹해 일확천금을 노리는 판매업자들은 법망을 빠져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지만 식약처의 대응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수준도 안 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시간이 오래 걸려 그렇지 문제된 제품들에 대한 조치는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지만 사전 단속 부재로 인한 소비자 피해에 대해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식약처는 파워엠이 대형 홈쇼핑에서 판매되고 있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한의사가 직접 만들어 효과는 끝내 줍니다. 생각만 하지 말고 일단 먹어보세요. 광고 후 하루에 상담사 1명 당 100통 이상 주문전화가 오는 것만 봐도 제품을 신뢰할 수 있잖아요.” 파워엠 상담사의 말이다. 젊고 늙음을 떠나 ‘강한 남자’가 되고 싶은 남성의 욕망과 이를 상술에 이용한 업체, 뒷짐만 지고 있는 보건당국의 게으름이 지속되는 한 명약을 자처한 부실 제품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김치중기자 c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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