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후보 공약도 적극적 수용
인수위는 명분보다 실리 위주 구성
IT·BT산업 육성 철강 일극체제 극복
“상대후보의 공약도 수용할 것은 하고, 항상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열린 시장이 되겠습니다.” 이강덕(52ㆍ사진) 경북 포항시장 당선인은 포항시민과 함께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의 위상을 높이는 데 앞장설 것임을 피력했다.
이 당선인은 대구ㆍ경북지역 어떤 단체장 당선인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선거에 승리한 케이스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다른 후보들보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경찰대 출신의 엘리트 경찰 등을 배경으로 여론조사 등에서 앞서 나갔다. 하지만 경선 과정에 불거진 여성우선공천지역 선정과 예비후보자들의 반발, 번복 등 천신만고 끝에 새누리당 공천을 거머쥐었다. 세월호 참사가 터지자 전직 해양경찰청장이라는 경력은 되레 그의 발걸음을 잡았다. 그는 “여러 어려움이 많았지만 변화와 새 인물을 갈망하는 포항 시민들의 성원으로 당선될 수 있었다”며 “시민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포항시장 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치열한 선거였다는 분석이 많다. 그 만큼 시민들의 여론도 지지후보에 따라 갈렸고, 선거가 끝난 지금 화합과 상생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 당선인은 “선거라는 것이 후보들 간에 경쟁하는 것이다 보니 다소 과열될 수도 있고, 어느 순간에는 민심이 분열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며 “경쟁 속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발전방안이 나오는 만큼 선거과정의 분열이나 갈등은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경쟁후보와 그 지지자들도 모두 포항시민이며,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화합의 시정을 펼칠 계획이다.
그는 선거기간에 느낀 것이 많다. 포항 구석구석을 누비며, 수많은 유권자들을 만나면서 미처 몰랐던 것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가슴 깊이 새기고, 시정운영에 최대한 반영하겠다”며 “경쟁후보들의 공약도 실현가능성이 있고 시민들을 위한 것이라면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강덕 당선인이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것은 주인의식과 신의(信義) 두 가지이다.
성공한 시장이 되려면 무엇보다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시장은 물론 공무원들도 주어진 일만 시키는 대로 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즐기며 할 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고 자신도 행복해진다”며 주인의식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신의’를 잃게 되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자신과 시민들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임을 다짐했다.
시장직 인수위 구성은 명분보다는 실리 중심으로 할 계획이다. ‘생동하는 창조도시 포항’, ‘시민이 발전하는 포항’을 슬로건으로 세웠다.
이를 위한 핵심과제가 일자리창출과 경제살리기다. 지역 기업의 실태와 애로사항, 시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해 지원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새로운 기업, 특히 작지만 뛰어난 기술력의 강소기업이 들어올 수 있는 여건과 생태계 조성에 주력하고, 유망기업 유치와 글로벌기업 육성으로 일자리 창출을 실현한다는 복안이다.
포항은 철강도시다. 그 동안 지역산업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해 왔지만, 글로벌 철강경기가 위축되면 포항시 재정이 흔들거릴 정도로 취약한 것도 사실이다.
이 당선인은 “포스코가 첨단 철강업체로 성장하는 데 지속적인 지원과 함께 정보기술, 생명공학기술 등 미래 유망 업종 기업을 유치해 산업구조를 다양화해야 한다”며 “한 축이 침체할 때 다른 한 축이 받쳐줄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 포스코와 포항이 앞으로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는 것이 포항시와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인지 진지하고 발전적으로 고민하고 상생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포항의 시정을 최대한 빨리 파악하고 시민의 뜻에 부합하는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준비할 것”이라며 “시민이 바라고 원하는 방향으로 포항을 변화시킬 수 있는 명확한 비전을 세워 전국 최고도시 포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시민들과 소통하는 시정을 펼칠 것이며 모든 일에 있어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도 시민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제 포항은 새롭게 도약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생각,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다양한 생각들을 하나로 모아야 하며, 시민들이 성원해주고 화합해야 포항이 발전하고 시정을 펼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출신인 이 당선인은 대구 달성고와 경찰대를 졸업한 뒤 포항남부경찰서장, 경북지방경찰청 차장, 서울지방경찰청장, 해양경찰청장 등을 역임했다.
이정훈기자 jhlee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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