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국내 인디 음악계의 두드러진 경향은 ‘신스 록’의 약진이다. 신시사이저(전자 악기의 하나)의 전자 음향에 록 기타를 더해 댄스 팝의 달짝지근한 맛과 모던 록의 감수성, 일렉트로닉의 현대적인 감각을 버무린 음악이다. 나루(본명 강경태ㆍ30)와 박솔(29)이 2011년 만나 결성한 듀오 솔루션스는 그러한 음악을 하는 밴드들 사이에서도 가장 반짝이는 팀들 가운데 하나다.
2012년 여름 첫 번째 앨범을 내고 데뷔한 듀오 솔루션스가 두 번째 앨범 ‘무브먼츠’를 최근 발표했다. 록과 포크가 일렉트로닉보다 우세했던 데뷔 앨범에 비해 ‘무브먼츠’는 전자 악기의 과감한 사용이 눈에 띈다. 역동적인 느낌을 담은 앨범 제목답게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춤곡’이 대부분이다. 밴드의 색깔이 확실히 잡힌 듯하다고 하자 박솔이 “솔로로 활동하던 두 사람이 만나 ‘이제 뭘 해야 할까’ 고민하면서 만든 게 1집이라면 2집은 각자 갖고 있던 성향이 빠지고 팀 색깔이 구체화하면서 나온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솔루션스는 가사를 모두 영어로 쓴다. 김치 냄새를 싹 빼고 버터 향으로만 채운 음악에 가사까지 영어라서 아무런 정보 없이 들으면 해외 밴드로 착각하는 이도 있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미국에서 자란 나루가 가사를 전담한다. 그는 “(한국어의)음절마다 끊어지는 발음과 받침의 느낌이 우리가 만든 멜로디와 잘 어울리지 않아 영어로 쓴 것”이라며 “영어로 부르면 가사의 메시지도 덜 거창하게, 무겁지 않게 전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팀으로 뭉치기 전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장르로 솔로 활동을 했다. 나루는 모던 록을 하는 싱어송라이터로 두 장의 앨범을 냈고, 박솔은 포크 성향의 앨범을 발표했다. 두 사람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소속사의 제안에 솔루션스가 탄생했다.
데뷔 후 수십 차례의 공연을 통해 관객들과 호흡해온 솔루션스는 2집 발매 후에도 바쁜 일정을 이어간다. 21일 사운드홀릭 페스티벌 참가 후 28일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2집 발매 기념 단독 콘서트를 열고 7월엔 같은 소속사 밴드들과 부산, 대구, 광주, 춘천 등을 돌며 클럽 공연을 한다. 음악을 위해 대학을 중퇴한 두 젊은 음악가는 밴드를 하는 게 너무나 즐겁다며 환하게 웃었다. “라이브를 정말 잘하는 팀이 되고 싶어요. 편하게 즐기면서 연주하는 느낌이 밖으로도 전해지는 게 중요하죠.”(박솔) “막막한 기분으로 시작했는데 불과 2년 사이에 많은 걸 배웠고 앞으론 더 느끼고 배울 게 많을 듯해요.”(나루)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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