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누적으로 4차례 매각 시도했으나 무산돼
누적 적자가 수십억원에 달하며 애물단지로 전락한 제주도의 미국 호접란 농장이 매각 대신 임대 방식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17일 제주도와 제주도개발공사 등에 따르면 2011년 5월 안전행정부(옛 행정안전부)의 경영개선 명령에 따라 호접란 농장 매각을 위해 모두 4차례에 걸쳐 입찰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이에 따라 도개발공사는 미국 호접란 농장의 매각을 임대 방식으로 전환해 추진하기로 했다.
안전행정부가 지난 3월 경영개선명령 이행여부 심의에서 ‘매각을 전제로 임대할 경우 경영개선명령이 완료된 것으로 처리하겠다’고 의결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호접란 사업은 제주도가 도내에서 생산되는 호접란의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사업비 85억8,500만원을 들여 시작한 수익사업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근 농장 부지 4만2,766㎡를 매입해 운영해 왔다. 하지만 3년 만에 51억원의 적자를 내고 2004년 제주도개발공사로 넘겨졌지만 역시 적자에 허덕였다.
이에 안전행정부는 2011년 5월 호접란 농장에 대해 경영개선명령을 내렸다. 도개발공사는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차례에 걸쳐 입찰을 추진했지만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모두 유찰됐다. 이 과정에서 입찰금액은 당초 42억원에서 38억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2004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도개발공사가 직접 운영을 맡은 뒤로도 누적 적자가 21억800만원에 달하는 등 경영상황이 호전되지 않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좀처럼 풀리지 않는 미국 내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도 40억원 안팎에 달하는 미국 호접란 농장의 매각 추진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도개발공사 관계자는 “매각을 전제로 한 임대를 검토 중이며 이를 위해 감정평가를 새로 해야 한다”며 “공사 이사회 및 재산심의회 의결을 통해 임대가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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