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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월드컵의 역사와 결정적 오심 5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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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월드컵의 역사와 결정적 오심 5 장면

입력
2014.06.1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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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은 12번째 선수’라고 불릴 만큼 월드컵 축구에서 심판의 역할은 막대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역시 첫날부터 오심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13일(한국시간) 열린 브라질과 크로아티아 간 개막전의 판정은 이득을 본 브라질 언론까지 편파 판정이라고 인정한 상황. 사실 한국도 월드컵 오심에 울고 웃었던 역사가 있다. 오심 논란에 휩싸였던 월드컵 경기 다섯 장면을 되짚어 본다.

1. 2006 독일 월드컵 조별예선 대한민국 vs 스위스

2006년 6월 24일 독일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한국선수들이 스위스의 두번째골에 대해 아르헨티나 호라치오 엘리손도 주심에게 강력 항의하고 있다. 한국일보DB
2006년 6월 24일 독일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한국선수들이 스위스의 두번째골에 대해 아르헨티나 호라치오 엘리손도 주심에게 강력 항의하고 있다. 한국일보DB

“말도 안 됩니다. 이건 사기입니다.”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 아버지(차범근)와 함께 경기를 중계하던 차두리까지 흥분하게 만든 것은 주심 오라시오 엘리손도의 편파 판정이었다. 전반 44분, 스위스 선수가 한국의 김동진 선수를 밀어 쓰러뜨린 것은 명백한 반칙이었으나 엘리손도 주심은 페널티킥을 주지 않았다. 스위스가 두 차례나 페널티 박스 안에서 핸들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엘리손도 주심은 이를 반칙으로 인정하지 않고 지나갔다.

가장 논란이 되었던 오심은 ‘오프사이드 논란'이었다. 후반 32분 스위스의 알렉산더 프라이는 부심 로돌포 오테로가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어올린 상황에서 골을 넣었다. 오프사이드 선언에도 불구하고 엘리손도 주심은 경기를 그대로 진행시켜 이를 득점으로 인정했다.

1승1무로 16강 진출 가능성이 있었던 한국은 오프사이드 논란 속에 0-2로 패배하며 예선을 탈락했다. 이에 (한국) 국민들은 엘리손도 주심이 자신에게 개막전 주심을 맡겨준 스위스 국적인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의 눈치를 본 것이라며 비난했다. 국민들의 성토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당시 SBS에서 경기를 중계했던 신문선 해설위원이 “오프사이드가 아니다"고 발언한 데에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경기결과 : 0 : 2 (패)

주심 : 오라시오 엘리손도 (아르헨티나)

2.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예선 대한민국 vs 아르헨티나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아르헨티나 전 주심을 맡았던 프랑크 데 블릭케레 심판. 한국일보DB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아르헨티나 전 주심을 맡았던 프랑크 데 블릭케레 심판. 한국일보DB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은 '오심 월드컵'이라 불릴 만큼 유난히 오심 판정이 잦았다. 대한민국 대표팀 역시 남아공 월드컵에서 원정 경기 첫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루긴 했지만 오심 판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남아공 월드컵 경기 중 최악의 실점(1-4)을 기록한 아르헨티나 전에서는 '오프사이드 골'과 '핸들링 묵인'이 논란이 됐다. 당시 주심은 평소 선수들에게 가차 없이 경고를 날리는 '칼날 심판'으로 유명한 벨기에 출신의 프랑크 데 블릭케레이었다.

이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의 공격수 곤살로 이과인은 3골을 터뜨렸다. 이중 문제가 됐던 골은 후반 31분 터진 그의 두 번째 골. 리오넬 메시가 찬 공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골문 앞에 위치해 있던 이과인이 이를 가볍게 골로 연결했다. 하지만 골을 넣은 자리가 오프사이드 위치라는 지적이 나오며 오심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전반 24분에는 아르헨티나의 미드필더 앙헬 디 마리아의 팔에 공이 살짝 스쳐 핸들링을 묵인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다.

이 뿐 아니라 많은 경기에서 심각한 오심 논란이 일자 국제축구연맹 심판위원회는 후에 비디오 판독을 통한 경기 분석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이과인의 2번째 골이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판명됐음을 인정했다. 이번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이러한 오심을 최소화하기 위해 초고속 카메라를 이용한 골라인 판정 기술이 도입되기도 했다.

경기 결과 : 아르헨티나 승 (1:4)

주심 : 프랑크 데 블릭케레 (벨기에)

3.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조별예선 대한민국 vs 이탈리아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허정무 선수가 이탈리아의 수비수를 뚫고 슛을 날리고 있다. 한국일보DB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허정무 선수가 이탈리아의 수비수를 뚫고 슛을 날리고 있다. 한국일보DB

한국과 오심의 역사는 깊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도 대한민국의 16강 진출을 좌절시킨 편파 판정이 있었다. 당시 한국은 이탈리아와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을 할 수 있었던 상황. 1:0으로 한국이 지고 있던 전반 33분, 이탈리아 공격수 바그니가 주심 바로 앞에서 허정무 선수의 얼굴을 가격했다. 미국인 주심 데이비드 소차는 처음에는 이를 못 본 채 하다 관중의 야유가 쏟아지자 그제서야 옐로우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국팀은 이러한 판정에 굴하지 않고, 역대 월드컵 베스트 골로 손꼽히는 최순호의 동점 골로 이탈리아를 따라잡으며 멋진 경기를 펼쳤으나, 심판의 일방적인 이탈리아 편들기는 이 뿐이 아니었다. 심판은 정당한 태클에도 번번이 휘슬을 불었고, 한국과 이탈리아 선수가 부딪쳐 양 팀 선수가 동시에 그라운드에 쓰러질 경우 어김없이 한국 측에 파울 선언이 돌아왔다. 페널티 라인 안에 있던 이탈리아 선수가 자기 발에 걸려 넘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심판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항의하는 한국 선수들에게는 옐로우 카드가 돌아왔다. 결국 한국은 이탈리아에 3:2 로 분패하고, 16강 진출의 꿈은 좌절됐다.

외신 또한 인정하는 편파 판정이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한국팀은 11명의 이탈리아 선수 외에 심판과도 싸워야 했다' 고 보도했다.

경기 결과 : 이탈리아 승 (2:3)

주심 : 데이비드 소차 (미국)

4. 2002 한일 월드컵 16강전 대한민국 vs 이탈리아

바이런 모레노 주심이 이탈리아에 경고를 선언하자 이탈리아 선수들이 항의하고 있다. 한국일보DB
바이런 모레노 주심이 이탈리아에 경고를 선언하자 이탈리아 선수들이 항의하고 있다. 한국일보DB

사실 한국이 오심의 덕(?)을 본 사례도 적지 않다. 2002년에도 한국은 이탈리아와의 '오심 악연'을 이어갔다. 이번엔 오심이 오히려 우리나라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TV CF에 등장하기도 했던 모레노 주심의 판정이 이 경기에서 나왔다.

이탈리아의 선제골에 뒤지고 있던 한국은 후반 43분 설기현의 동점골로 연장전에 돌입할 수 있었다. 논란을 일으킨 것은 연장 전반 13분 프란치세스코 토티 퇴장. 이탈리아 공격수 토티가 패널티박스 안에서 넘어지며 패널티킥을 유도했으나 당시 주심을 맡은 에콰도르 출신의 바이런 모레노 심판이 이를 시뮬레이션 액션으로 보고 옐로카드를 준 것. 간판선수였던 토티는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이후 수적으로 우세했던 한국은 안정환의 골든골로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바이런 모레노 주심은 판정 논란에 대해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나중에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모레노 심판이 고의로 한국에 유리한 판정을 내렸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 하지만 그는 월드컵 전까지 빚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월드컵 이후 갑자기 돈을 물 쓰듯 했고, 2010년 미국 뉴욕에서 6㎏의 헤로인을 갖고 다니다 체포되기도 했다.

경기 결과 : 대한민국 승 (1:1, 연장 후반 12분 안정환 골든골)

주심 : 바이런 모레노 (에콰도르)

5. 2002 한일 월드컵 대한민국 vs 포르투갈

포르투갈 후안 핀토(왼쪽에서 두번째)가 아르헨티나 주심 앙헬 산체스로부터 레드 카드를 받자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한국일보DB
포르투갈 후안 핀토(왼쪽에서 두번째)가 아르헨티나 주심 앙헬 산체스로부터 레드 카드를 받자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한국일보DB

2002년 한국-포루투갈 전에서는 '파울 퇴장'이 문제가 됐다. 전반 22분께 옐로카드를 받았던 포루투갈의 베투가 후반 20분께 이영표에 다리를 걸어 두번 째 옐로카드를 받고 퇴장한 것. 베투가 왼쪽 측면으로 돌파하는 이영표의 진로를 막고 태클을 걸었다는 주장, 베투의 파울이 있었지만 이영표의 오버액션이 다분히 포함돼있다는 주장이 대립했다.

당시 주심을 맡은 아르헨티나의 앙헬 산체스는 베투에게 경고 누적 퇴장을 선언했고, 포루투갈은 9명의 선수로 경기를 진행해야 했다. 전반 27분께 박지성 선수에게 두 발을 사용한 백태클로 주앙 핀투 선수가 퇴장 명령을 받아 10명이 경기를 뛰고 있었기 때문. 결국, 포루투갈은 한국에 0-1로 패한 채 경기를 마감했다.

한편, 주심을 맡았던 앙헬 산체스는 국제경기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심판으로 알려졌다. 직업이 방사선(X-레이) 촬영기사인 그는 94년 심판생활을 시작해 주로 남미지역의 국가대표팀 간 경기(A 매치)에서 심판경력을 쌓았다.

경기 결과 : 한국 승(1:0)

주심 : 앙헬 산체스 (아르헨티나)

정소은 인턴기자 ( 이화여대 언론정보 4)

성지은 인턴기자 ( 이화여대 언론정보 4)

우한솔 인턴기자 ( 이화여대 언론정보 3)

민소운 인턴기자 ( 경희대 언론정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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