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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와 일상,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새벽 응원의 공식

입력
2014.06.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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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월드컵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겐 ‘힐링 월드컵’이다. 세월호 침몰 참사가 입힌 상처는 아직 쓰라리고,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자질 논란에 피로감이 크다. 축구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보자. 결과를 떠나서 경기를 기다리고 응원을 하는 것 만으로도 로또 당첨번호 발표를 기다리 듯 기분 좋은 일일 것이다.

단 오전 4~7시에 열리는 경기 시간이 걸림돌이다. 10년 넘게, 길게는 20년 동안 축구를 응원해 온 붉은 악마 회원들의 도움으로 신나게 새벽 경기를 응원하는 노하우를 정리했다.

2010남아공월드컵 한국과 나이지리아 경기가 열리고 있는 23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 모인 붉은악마들이 대한민국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0남아공월드컵 한국과 나이지리아 경기가 열리고 있는 23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 모인 붉은악마들이 대한민국 대표팀을 응원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1. 연령대별 새벽 경기 공략법

당신이 10대라면

아빠와의 동맹이 필요하다. 엄마 아빠를 모두 적으로 돌리면 설 곳이 없다. “이 시간에 안 자고 뭐하냐?”는 핀잔 앞에 속수무책. 주무시는 엄마 몰래 아빠와 거실에서 만난다. 리모콘으로 TV를 켬과 동시에 음소거 버튼을 잽싸게 누르는 건 기본. 그리고 고요 속의 함성으로 열띤 응원을 펼친다. 혹시 엄마에게 들키더라도 아빠라는 든든한 방패막이가 있으니 괜찮다. 그리고 학교에 가서는? 어쩔 수 없다. 자야지.

당신이 20대라면

혈기왕성한 나이. 하루 정도 밤 샌다고 고꾸라지지 않는다. 밤새 ‘부어라 마셔라’하면서 경기를 기다리면 졸리지도 않는다. 중요한 일정이 있다면, 음주만 자제해도 버틸 만하다.

당신이 30대라면

제일 깔끔한 방법은 경기 당일 월차를 내는 것. 여의치 않다면 막무가내로 날밤을 새우기보다 체력 안배를 해야 한다. 안 그러면 하루 종일 고생한다. 전날 퇴근 하자마자 푹 자고 경기 시작 1~2시간 전에 시동을 거는 게 좋다. 그리고 경기가 끝나면 30분이라도 자야 한다. 그래도 회사 가면 또 존다.

당신이 40대 이상이라면

너무 무리하지 않는 게 좋다. 응원은 꿈 속에서 하고 푹 자고 일어나 잘 정리된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는 것도 월드컵을 즐기기엔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승리에 대한 간절한 열망은 밤샘 응원 후 사무실에서 힘겨워하는 부하직원들에 대한 아량으로 바꿔보는 건 어떨까.

2. 새벽 응원으로부터 건강 지키기

(1) 제일 중요한 수면 시간

시차 적응을 위해 조금씩 늦게 잠드는 작전을 구사한다. 브라질 월드컵의 경우 러시아전을 목표로 한 시간씩 수면시간을 늦춰가는 게 좋다. 아예 밤을 샐 자신이 없다면 초저녁에 자고 새벽에 일어나는 작전을 추천한다. 생체리듬을 갖춰 놓으면 월드컵 기간 내내 상쾌한 기분으로 경기를 즐길 수 있다.

더하기 : 경기 시작 시간을 기준으로 알람을 맞추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비몽사몽간에는 경기를 즐길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시간을 통제하는 것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시간을 통제하는 것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 독주는 삼가!

들뜬 나머지 초저녁부터 친구들과 소주를 거푸 들이켰다면 당신은 다음날 오전 하이라이트로 경기 결과만 확인할 가능성이 크다. 저녁과 밤까지는 회사와 가정에서 반듯한 직장인과 아버지, 자녀의 모습을 보이도록 하자. 그 다음 날짜 경계선이 지난 후에 슬슬 발동을 걸어도 늦지 않다. 대한민국 경기는 늦게 시작한다는 걸 명심하자.

더하기 : 과음 만큼 과식도 피해야 한다. 신난다고 야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응원은 물론 몸매 관리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독주는 원할한 경기 관람의 독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독주는 원할한 경기 관람의 독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3) 응원 장소 확보하기

축구 응원은 다다익선이다. 함께 응원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쫄깃함도 커진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모두 새벽에 열리기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기도, 장소를 구하기도 힘들다. 따라서 단골 호프집 사장님을 미리 섭외해 놓을 필요가 있다. 응원 멤버들도 있는 대로 긁어 모은다. 매출이 확보된 사장님과 장소를 마련한 응원단 모두 득이다.

더하기 : 장소를 섭외할 때 소정의 계약금을 미리 지불하는 것은 센스!

1997년 한일전 당시 서울 종로구 한 호프집에서 응원을 하는 붉은악마. 한국일보 자료사진
1997년 한일전 당시 서울 종로구 한 호프집에서 응원을 하는 붉은악마. 한국일보 자료사진

(4) 출근 전 속은 든든히

4시, 5시 경기를 관람하고 나면 6시, 7시다. 회사로, 학교로 향할 시간이다. 하지만 집을 나서기 전에 잠시 여유를 갖고 지친 몸을 달래야 하루를 버틸 수 있다.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 놓고 몸을 담그면 피로 회복에 좋다. 시간이 없다면 샤워라도 반드시 할 것. 또 공복은 피로감을 더한다. 평소엔 걸렀던 아침식사지만 이날만큼은 든든히 한다. 적당히 데운 우유 한잔이라도 마신다.

더하기 : 여성들은 화장이 필요하다. 다크서클을 가리기보다 스모키 화장으로 승화시킨다.

욕조에 몸을 담글 시간이 있다면 피로 회복에 좋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욕조에 몸을 담글 시간이 있다면 피로 회복에 좋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5) 출근 후 오침은 필수

오전엔 어떻게든 버티겠지만 오후엔 피로가 몰려온다. 오후 2~3시까지 꾸벅꾸벅 조느니 눈치 보지 말고 점심시간에 1시간 푹 자고 일어나는 게 낫다. 점심은 대강 때우고 잠에 집중한다. 오전 시간엔 속 쓰린 커피 대신 물을 많이 마시고, 1시간에 한 번씩 바깥바람을 쐬는 것도 좋다.

더하기 : 점심시간의 숙면을 위한 머스트해브 아이템은 목베개와 쿠션.

부록. 신나고 안전한 거리응원 즐기기

술, 물, 돗자리, 갈아입을 옷, 태극기 등 준비물을 꼼꼼히 챙긴다. 그리고 일행들과 함께, 대중들과 함께 거리응원을 즐기면 된다. 하지만 정신도 바짝 차려야 한다. 소매치기도 많고 성추행범도 많다. 골이 터진 후 웃으며 접근하는 낯선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당장의 기분에 휩쓸려 얼싸안고 방방 뛰다, 뒤늦게 지갑이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되면 몇 날 며칠 동안 이를 갈게 될 수도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에서 펼쳐졌던 응원전. 한국일보 자료사진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에서 펼쳐졌던 응원전. 한국일보 자료사진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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