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이버 심리전단의 업무에 대해 “몰랐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범균) 심리로 열린 국정원 간부들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원 전 원장은 “왕재산 (간첩단) 사건 이후 관련해서 사이버 수사팀을 만들라고 한 것 외에는 지시한 기억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 전 원장은 “조직 관리는 부서장이 하는 것이지 원장이 어디 몇 명을 넣으라고 할 능력도 없고 구체적 업무를 알지도 못한다”고 강조했다. 원 전 원장의 지휘를 받았던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과 이종명 3차장 등이 법정에서 “2011년 가을 경 원 전 원장이 심리전단 사이버팀 확대 개편을 결정했다”고 진술한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원 전 원장은 지난해 3월 퇴직 후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국정원은 정보를 수집해 청와대에 보고만 할 뿐 직접 나서서 홍보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가 이날 검찰이 심리전단 직원들이 세종시 수정안, 4대강 사업 등 정치적 이슈에 대해 개입한 점을 지적하자 “답변 할 때는 (그런) 업무를 하고 있는지 몰랐다”고 번복했다.

원 전 원장은 검찰이 국정원의 정치 개입 주요 단서로 보고 있는 ‘원장님 지시ㆍ강조 말씀’에 대해서는 “인트라넷을 통해 전 직원이 볼 수 있다는 것도 퇴임 3일 전에서야 알았다”며 심리전단 활동이 자신과는 무관함을 주장했다. 원 전 원장은 2009년 11월 전 부서장 회의에서 “(국정원이) 중간자가 어디 있나. 여당과 정권을 위해 일하라, 국민 다수를 위한 것이다”라고 말한 데 대해서는 “정치에 대해서가 아니라 정책에 대한 발언이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23일 한 차례 더 재판을 가진 뒤 30일 결심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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