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인사청문회 관련
청와대의 의견 전달도
조윤선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이 16일 국회를 방문해 정무수석으로서 여의도 데뷔전을 치렀다. 조 수석은 신임 인사를 위해 국회 의장단과 여야 지도부를 예방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실제로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여야의 의견을 조율하고 청와대의 의견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수석은 이날 오전 먼저 김한길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와 만나 문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의견을 들었다. 김 공동대표는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적 과제가 쌓여있는데 엉뚱한 인사논란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가 아니다”며 “총리 문제부터 잘 풀었으면 좋겠다”고 조 수석에게 쓴 소리를 냈다. 안 공동대표 역시 “총리 문제를 강행하면 정치권이 큰 상처를 입을까 걱정”이라며 “(야당과)소통을 잘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 수석은 이 자리에서 주로 두 야당 대표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를 보였다. 조 수석은 “두 분 대표님 말씀을 잘 듣겠다”며 “정치가 정상화되는 과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조 수석은 이어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를 차례로 만나 양 당의 목소리를 차례로 들었다. 이 원내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조 수석은 “국회 목소리를 경청하고 훌륭한 가교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임명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우선 ‘소통’이라는 글자가 생각났다”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조 수석과 이 원내대표는 이어 40여분간 비공개 회담을 진행했다. 조 수석은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무수석으로서 문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문제를 풀 해법을 묻는 질문에 “임명 후 인사를 하는 자리였고, 앞으로 국회 목소리를 잘 경청하겠다”고 짧게 대답했다. 하지만 비공개 회담 자리에서 조 수석은 이 원내대표로부터 하반기 국회 상임위 원구성을 둘러싼 여야의 이견과 문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전망 등에 관한 당의 의견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수석과 박 원내대표가 만난 자리에서는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됐다. 박 원내대표가 “정무수석의 첫 번째 과제는 총리후보자의 인사청문요구서가 국회로 안 오게 하는 것”고 말하자, 조 수석은 “(청문회)절차를 진행해주시면 굉장히 환영 받을 거 같다”고 응수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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