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전이 악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사태가 길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유사시를 대비한 현지 체류 우리 국민 철수 대책 등을 집중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16일 기자들과 만나 "정부군의 반격이 이뤄져 급진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의 공세가 부분적으로 꺾인 것은 사실로 파악된다"며 "양 세력간 대치 상황이 당분간 유지가 되면서 사태가 중장기적으로 가지 않을까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단기간 내 바그다드 시와 이남 지역이 ISIL에 의해 점령된다거나 격렬한 교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라면서도 "이라크 정부군이 치고 올라가 점령 지역을 탈환하고 쫓아버릴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것이 지배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바그다드 북부 100여㎞ 지역을 중심으로 이라크 정부군과 ISIL간의 전선이 형성됐다"며 "대치 상황이 적어도 당분간은 계속되지 않을까라는 쪽에 무게를 두는 것이 전반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라크에는 협력업체를 포함해 80여개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이들 업체에 소속된 1천300여명의 우리 국민이 머무르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쿠르드 등 비교적 안전한 지역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ISIL이 점령하고 있거나 교전 발생 지역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은 현재 없다"고 밝혔다.
최근 사태가 악화된 뒤 위험 지역과 인접한 곳에 현장이 있는 4개 기업 소속 우리 국민 24명은 정부 권유에 따라 안전지역으로 대피 또는 귀국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이라크 대사관이 이미 보유한 대피 및 철수계획을 현 상황에 맞게 정비해서 보완해놓고 있다"며 "최단 시일 내 이라크 주재 각 기업의 구체적인 철수 계획을 보고받아서 이를 취합하고 점검, 보완해 유사시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데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3일 외교부를 중심으로 이라크 내전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한데 이어 이날 오후 이라크 진출 기업 20여개사와 간담회를 갖고 현황과 비상 계획 등을 점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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