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위기’라는 말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수 인재는 돈이 되는 학과로 몰리고, 대학의 수직서열화는 적성과 관계없는 진학을 유도해왔다. 오직 명성과 취업률에 따른 대학 선택이라는 폐해 속에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급기야 취업률이 낮은 학과들을 통폐합하는 방식의 대학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고교 졸업생 10명 중 8명이 대학에 진학하는 높은 교육열에 안주했던 대학이 변화를 택하지 않으면 퇴출되는 경쟁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피할 수 없는 변화라지만, 변화의 핵심은 교육의 절대원칙인 ‘인재양성’이다. 다만 이전의 대학교육이 대학이 원하는 인재를 길렀다면, 이제는 학생과 기업, 사회의 요구를 반영하는 인재양성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 21세기를 맞아 세계화, 선진화를 향해 선두에 서서 미래형 글로벌 리더, 창조경제의 주역을 양성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인재양성을 위한 대학들의 차별화 전략은 주목할 부분이다. 융복합 교과목 개설은 기본이며 특화된 창업ㆍ취업지원 프로그램 운영, 해외 유수 대학과의 협약 및 인턴십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형태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가톨릭대 ‘스펙초월 창조인재 육성 프로젝트’와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융복합), 연세대 로스쿨의 국제화 프로그램과 한국외대의 7+1 파견 학생제도(글로벌), 한성대의 ‘365 캠퍼스 프로그램’(청년창업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대학은 특성에 맞는 인재양성을 위해 교육 시설 확충과 함께 우수 교수진 확보, 전문화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에 매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대학 입시 관행의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다.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연구환경이 얼마나 잘 조성되고 지원받을 수 있는지를 택해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대학들도 간판이나 이름이 아닌 인재양성 프로그램으로 승부하고 있는 것이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