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 높은 하이힐을 자주 신는 여성들 중 발가락이 변형되거나 통증을 일으키는 무지외반증으로 고통 받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면서 엄지 발가락 관절 부분이 기형적으로 튀어나오는 변형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여성들의 질환으로 알려졌던 무지외반증이 남성들 사이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여성들이 굽 높은 신발로 인해서 발에 무리가 생기는 것처럼, 남성들의 키 높이 신발이 족부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남성들은 과도한 운동이나 업무로 인해 오래 서 있거나 걷게 되면서 발의 변형이나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깔창을 낀 신발을 오랜 시간 착용하게 되면 발꿈치가 키 높이 깔창에 의해 들어 올려지면서 발가락 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면서 무지외반증을 유발할 수 있다. 멋을 내려고 앞이 뾰족한 구두를 착용하는 것도 발 건강에 좋지 않다. 구두에 발 볼이 끼게 되어 엄지발가락이나 새끼발가락 뼈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하게 돼 발 모양의 변형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무지외반증 초기에는 엄지발가락 안쪽이 돌출되고, 빨갛게 변하며 때때로 통증을 느끼는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점점 통증이 심해지면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을 바닥에 딛지 않고 걷는 습관이 생기게 된다. 이처럼 불편한 보행자세가 계속되면 허리, 발목, 무릎 관절에 압박을 가해 이차적인 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발의 통증이 잦아지고, 발 변형이 진행되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무지외반증의 초기 단계에는 발가락이 휘어지지 않게 하는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발가락 모형의 본을 뜬 교정 깔창을 착용해 증상을 호전 시킬 수 있다. 하지만 엄지 발가락이 25도 이상 휘어진 무지외반증 환자들은 발가락과 인대를 바로잡는 절골술을 해야 한다.
이러한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가락 앞부분이 넓고 굽이 낮아 발을 자극하지 않는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신발을 선택할 때에는 발 건강에 가장 좋은 굽 높이인 2~3cm를 유지하고, 깔창은 최대 3cm를 넘지 않도록 한다.
깔창을 깔고 장시간 걷게 될 때에는 틈틈이 발가락과 발목을 좌우와 전후로 스트레칭 해 뭉친 발 근육을 풀어주도록 한다. 또한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족욕을 하거나 마사지를 해 발에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무지외반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남성도 외모가 경쟁력인 시대다. 그러나 과욕은 항상 부작용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외모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보여지는 모습에만 신경 쓴 나머지 자신의 건강을 소홀히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바로병원 정진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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