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ㆍ투자 줄어 내수 위축
가계도, 기업도 돈을 움켜쥐고 있다. 소득이 많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소비와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결과다. 그만큼 내수 부진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1분기 중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가계(비영리단체 포함)의 자금잉여 규모가 전 분기 15조6,000억원에서 올 1분기 25조3,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은행 예금이나 주식 투자 등으로 운용하는 자금운용액(31조8,000억원)이 금융회사 등에서 빌린 자금조달액(6조6,000억원)보다 이만큼 더 많았다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가 활성화되지 않는 가운데 1분기에 성과금 지급이 몰리면서 가계의 여윳돈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업(비금융법인기업)의 경우 자금부족 규모가 전 분기 8조9,000억원에서 올 1분기 6조4,000억원으로 축소됐다. 설비투자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결과다.
내수 부진 상황은 금융사의 자금중개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금융법인이 1분기 시중에 공급한 자금은 62조5,000억원인 반면, 금융상품을 팔아 조달한 자금은 54조9,000억원에 그쳤다. 시중에 8조원가량의 자금이 더 풀렸는데도 가계와 기업 등 소비ㆍ투자 주체들은 돈을 쌓아놓고 있다는 의미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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