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이 직원들과 경영철학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수익을 직원 복지에 투자해 더 높은 성과를 올리고 있는 기업들은 해외서 더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세계적 통계분석 프로그램기업인 세스(SAS)가 대표적이다. 파격적 복지 혜택 때문에‘미국판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이 곳은 각 기관에서 실시하는‘일하기 좋은 기업’ 조사에서 10년 이상 수위를 달리고 있다.
신의 직장이 된 것은 월급이 많아서만은 아니다. 정리해고가 없고 야근이 없으며 비정규직을 없애 직원들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최고의 사원복지 프로그램을 갖췄기 때문이다.
‘건강한 젖소가 건강한 우유를 만든다’는 말로 유명한 짐 굿나이트 세스 회장은 자신의 역할을 “정문을 통해 퇴근한 직원들이 다음날 아침에 다른 회사 정문이 아닌 우리회사 문으로 다시 출근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실제 수영장, 휘트니스센터 등 다양한 스포츠 시설은 물론이고 병원, 유아원, 상담센터, 미장원, 세탁소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회사 울타리 안에 들어있다.
이 같은 복지로 안정적인 가정, 회사 생활이 가능한 직원들 덕분에 세스는 1976년 설립된 이래 적자 한번 없이 연평균 10% 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근무 환경의 바로미터인 직원 이직률도 2%로 업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내 동종업계의 평균 이직율은 20%를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세스가 그 동안 지속적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기업 경쟁력의 뿌리인 직원들이 다른 회사로 떠나지 않은 데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계 최대 인터넷 구인구직 서비스 링크드인이 선정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100’에서 1위에 꼽힌 구글의 복지 프로그램도 이 회사를 모델로 삼았다.
세계 3대 컨설팅 기업으로 꼽히는 미국의 보스턴컨설팅그룹(BCG)도 직원들에 대한 복지 확대로 더 높은 성과를 만들고,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직원 1명을 채용하는 데 100시간 이상의 시간과 수천 달러를 투자하고, 이 과정을 통과해 최종 채용된 직원에겐 평균 14만달러(약 1억5,000만원)의 연봉과 의료비, 안식휴가비를 지급한다. BCG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BCG가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직원 5명이 회사를 나가 컨설팅회사를 하나 차리면서 생긴 변화”라고 말했다. 이 5명이 만든 컨설팅회사는 배인앤컴퍼니로, 맥킨지와 함께 보스턴컨설팅의 최대 경쟁자다.
CEO 교육기관인 IGM세계경영연구원의 정진호 교수는 “기업의 경쟁력은 결국 직원들에게서 나온다”며 “복지확대 등의 수익 공유를 통해 구성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그들의 생각을 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가치관 경영 없이는 요즘 기업이 경쟁에서 이기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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