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리산 반달곰, 탐방객 침낭 물어뜯고 달아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리산 반달곰, 탐방객 침낭 물어뜯고 달아나

입력
2014.06.15 21:39
0 0

반달가슴곰이 물어뜯은 탐방객의 침낭. 연합뉴스
반달가슴곰이 물어뜯은 탐방객의 침낭. 연합뉴스

지난 8일 오후 10시25분쯤 지리산 자락의 벽소령대피소. 탁자 위에 놓인 음식물의 냄새를 맡고 접근한 110㎏ 남짓의 암컷 반달가슴곰이 탐방객 이모씨 등 2명이 덮고 있던 거위털 침낭을 물어뜯었다. 즉시 출동한 대피소 직원들이 최루가스와 공포탄으로 곰을 쫓아냈지만 자칫 인명피해가 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사고를 일으킨 반달곰은 중국에서 들여와 지난 2011년 방사한 곰(CF-38ㆍ5살)으로, 올해 3월11일 암컷 두 마리를 낳았다. 새끼들에게 젖을 주고, 보살피느라 에너지 소비가 컸던 어미곰에게 먹이라고는 뽕나무 열매인 오디와 산딸기 등 작은 과실이 전부인 6,7월은 잔인한 계절이다. 그래서 어미곰이 지난달 말부터 무게 7~8㎏인 새끼들을 데리고 벽소령대피소 인근 잔반통과 쓰레기 야적장을 뒤지며 먹이를 찾았다. 장마철을 앞두고 영양섭취를 하기 위해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의 이배근 부장은 “탐방객들이 먹고 남긴 삼겹살, 라면 등은 잡식성인 곰에게 좋은 먹이”라고 했다.

하지만 자연적응 실패 등을 우려한 공단은 이달 3일 잔반통과 야적장 둘레에 전기펜스를 설치했고, 먹이를 찾기 어려워진 어미곰은 배낭 등에서 풍기는 냄새를 음식 냄새로 오인해 대피소로 접근했다가 혼쭐이 난 것이다.

공단은 방사한 다른 곰과 달리 잔반통을 뒤지는 등 먹이를 쉽게 구하는 법을 터득한 이 곰이 자연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 포획해 번식용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두 마리 새끼곰도 함께 데려와 자연적응훈련장에서 먹이활동과 대인기피훈련을 시킨 뒤 다시 내보낼 계획이다. 2004년부터 방사를 시작한 지리산에는 현재 반달곰 34마리가 서식 중이며, 2020년까지 50마리를 방사하는 게 공단의 목표다.

공단 권철환 종복원기술원장은 “국립공원에서 야영을 할 경우 음식 냄새를 맡고 반달곰 등 야생동물이 접근할 위험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