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상하이차 등과 배터리 공급계약 체결 중국 완성차 업체 4곳 확보
삼성SDI, 산시성 시안에 배터리 공장 건설 진행
배터리 팩 생산라인 구축 등 SK이노베이션도 잰걸음

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국내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빅3’ 배터리 업체들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올 들어 완성차 업체 배터리 공급 계약, 중국 내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 전략적 파트너 십 체결 등 발 빠른 행보를 이어 가고 있는 것.
가장 앞선 것은 LG화학. 세계 전기차 배터리 부문 1위인 LG화학은 15일 중국 완성차 업체 1위 회사 상하이자동차와 쿠오로스(Qoros) 등 2개 중국 완성차 업체와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15일 밝혔다. 상하이차는 차세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에, 쿠오로스는 차세대 하이브리드(HEV)에 LG화학 배터리를 쓸 예정이다.
LG화학은 이번 계약으로 기존 디이(第一) 자동차(2011년, 중국 내 3위), 창안(長安) 자동차(2010년, 4위)를 포함해 중국 완성차 업체 4곳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중국 토종 완성차업계 순위 5위 안의 3개 회사가 LG화학 배터리를 쓰게 되는 셈. 이들 회사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1,024만대를 판매해 전체 시장(1,793만대) 점유율 약 57%를 기록했다. 쿠오로스도 중국 체리자동차와 이스라엘 투자업체 이스라엘코퍼레이션의 합작사로 공장만 중국에 있고 설계ㆍ디자인ㆍ마케팅 등은 독일에서 전담해 유럽에서 더 주목받고 있는 신예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 4개사로부터 10만대 이상의 수주 물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LG화학은 조만간 중국 현지 파트너 업체와 함께 중국 내 합작법인을 세우고 배터리 팩과 셀 생산 공장 건설 후보지를 발표할 계획이다.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은 “중국 로컬 업체뿐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우리 배터리에 관심을 보인다”며 “2011년 충북 오창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준공, 현재 연간 전기차 20만대 생산 능력을 갖췄지만 중국 내 생산기지 확보도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누적 500만대의 전기차를 보급하겠다는 신에너지자동차 보급 정책을 발표하고, 보급 시범 도시를 늘리고 있다. 환경보호부도 미세먼지를 없애기 위해 1조7,000억위안(약 280조원)을 투입할 예정인데, 그 핵심 대책 중 하나가 전기차 보급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HIS는 지난해 3만3,000대 규모였던 중국 친환경차 시장이 2020년에는 20배 가까이 늘어난 65만5,000여대로 커질 것이라며, 전 세계 순수전기차(EV)의 30%, PHEV의 16%가 중국에서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SDI는 중국 내 자동차 엔진의 피스톤 및 실린더 분야 1위 업체인 안경환신그룹과 손잡고 중국 산시성 시안에 전기차 배터리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SDI는 앞으로 5년 동안 6억달러를 투자해 셀, 모듈, 팩 등 전기차 배터리의 모든 공정을 차례로 구축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올 하반기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착공해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SDI는 이 공장을 중국 내 최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해 7월 베이징전공 및 베이징 자동차와 손잡고 합작법인 베이징 비이에스케이 테크놀로지를 세우고, 올해 안 완공을 목표로 전기차 1만대 공급 능력을 지닌 배터리 팩 생산 라인을 짓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법인을 통해 2017년까지 생산 규모를 2만대로 확대하는 등 연 매출 12억위안(약 2,100억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폴크스바겐, BMW,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메이커들도 중국 내 전기차 생산량을 늘릴 계획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생산 거점 마련은 적절한 선택”이라며 “2016년부터 전기차 시장이 본격 열릴 경우를 대비해 생산 거점 마련과 함께 공급 계약을 맺는 것도 급선무”라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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