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후 2개월동안 단원고 생존 학생 70여명은 여전히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여름방학 전 일상적인 학교생활로 복귀하도록 하는 것도 남은 과제 중 하나다.
15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단원고 생존학생 75명 중 71명은 지난 4월 30일부터 안산 중소기업연수원에서 부모와 함께 합숙을 하며 교과 수업 및 가정ㆍ학교 복귀 프로그램을 병행하고 있다. 생존 학생들의 합숙은 당초 5월 11일까지였으나 부모들의 요구에 무기한 연장됐다. 경기도교육청과 학부모들,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복귀 시점에 대해 수 차례 논의했지만 아직 그 날짜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지금의 학교 환경엔 아이들을 돌려보낼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아직 애도와 항의가 이어지는 학교 분위기가 생존학생들에게 나쁜 기억을 떠올리게 할 것을 우려한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복귀가 더 늦어져선 안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안현의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운동을 시작할 때도 워밍업이 필요하듯이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지는 데도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며 “그 시기가 늦어지면 방학으로 인해 또 다시 아이들이 일상에서 떨어지게 되는데 결국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외부 세계의 또래 집단과 분리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소영 순천향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2005년 미국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난의 경우에도 돌아갈 일상이 사라진 점이 다른 재난 생존자보다 정신건강 문제가 심했던 이유”라며 “심리치료 관점에서 볼 때 생존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가 1ㆍ3학년 학생들과 함께 서로를 마주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학교 정상화인데 너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원장은 “학교 복귀를 위한 하드웨어는 사실 거의 다 준비돼 있다”며 “학부모들도 돌아가려고 노력 중인데 미세하게 조율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만큼 서로에게 신뢰를 가질 때까지 조금은 더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세월호에서 구조된 단원고 2학년 학생 총 75명 중 본인이 강력하게 희망한 2명만이 학교로 돌아가 일상 생활을 하고 있고 2명은 입원 치료 중이다.
안산=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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