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인 오심 문제는 해결됐지만
오프사이드ㆍ할리우드 액션 논란
브라질 월드컵이 개막 초반부터 오심 논란으로 얼룩진 가운데 개막 직전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영상판독 확대 제안이 다시 관심사로 떠올랐다.
블래터 회장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상파울루에서 열린 FIFA 총회에서 감독이 판정에 공식적으로 항의 절차를 만드는 방안을 화두로 던졌다. 블래터 회장은 “골라인 기술도 도입된 마당에 다른 것도 생각해볼 여지가 있지 않겠느냐”면서 “한 경기에 팀 당 두 차례씩에 한해 경기 영상분석으로 판정을 번복할 기회를 주자”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이번 월드컵 본선에서부터 적용된 골라인 기술은 공이 골라인을 넘어갔는지 여부를 전자기기로 판독, 즉각적으로 심판의 손목시계로 전송해 정확한 판정을 돕는 기술이다.
골라인 오심과 함께 할리우드 액션과 오프사이드 판정도 대표적인 판정 시비 거리다. 블래터 회장이 영상판독 도입을 주장한 것도 이 두 가지를 염두에 둔 것이다. 실제로 월드컵 본선에서 이틀 만에 정확히 이런 플레이에서 오심 논란이 불거졌다.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14일 개막전에서 브라질 최전방 공격수 프레드가 일부러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고, 멕시코와 카메룬의 A조 1차전에서는 멕시코의 골이 두 차례나 오프사이드 오심 때문에 무효가 됐다는 논란이 일어났다. 멕시코는 1-0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16강 진출을 놓고 골득실을 따질 경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블래터 회장의 제안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골라인 판정에 전자기술이 도입될 때 축구계에 적지 않은 반발이 있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며 판정에 전자기기가 개입되는 건 가장 인간적인 스포츠인 축구 본연의 의미를 망각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강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상판독은 심판 판정을 보조하는 차원을 넘어 번복할 수 있어 골라인 판정보다 더 큰 논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
영상판독은 축구경기의 규칙을 유지하고 개정하는 국제축구위원회(IFAB)의 의결을 통해 결정된다. IFAB는 축구 종가인 잉글랜드, 웨일스,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등 영국 4개 축구협회의 대표와 FIFA의 대표 2명으로 구성된다. 종가의 회원들은 일반적으로 현 규칙을 지키는 전통의 수호자로 알려져 있다.
블래터 회장은 영상판독이 실제로 추진되면 심판, 감독, 선수, 팬들의 의견 수렴, 전문가 기술 검토, IFAB 의결 등 2년 동안의 절차를 거쳐 그라운드에 첫 선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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