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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용)피를로ㆍ드로그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입력
2014.06.1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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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로ㆍ드로그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들이 모인 2014 브라질 월드컵 무대. 나이를 잊은 활약을 보여준 스타들이 있다. 이탈리아 미드필더 안드레아 피를로(35ㆍ유벤투스)와 코트디부아르 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36ㆍ갈라타사라이)가 그 주인공들이다.

피를로는 15일(한국시간) 브라질 마나우스의 아마조니아 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넓은 시야와 예리한 패스, 강력한 슈팅 등을 과시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긴 머리와 수염이 트레이드 마크인 피를로는 치열한 볼 다툼이 벌어지는 중원을 지배했다. 먹이 사냥을 앞둔 사자처럼 그라운드를 누비며 결정적인 순간마다 빛을 발했다.

전반 35분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유벤투스)가 터뜨린 중거리 선제골의 뒤에는 피를로의 빠른 판단이 숨어 있었다. 오른쪽에서 마르코 베라티(파리 생제르맹)가 가운데로 내준 패스를 향해 수비수 한 명을 달고 달리던 피를로는 공을 받지 않고 다리 사이로 슬쩍 흘려보냈다. 피를로의 움직임에 집중하던 잉글랜드 수비진 사이에 틈이 벌어졌고, 그 사이로 마르키시오가 첫 골을 터뜨렸다. 자신의 동료 선수가 어느 곳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훤히 들여다보는 장악력과, 상대의 의도까지 흔들어놓는 기지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넓은 시야와 판단력, 패스를 두루 과시한 피를로는 후반 추가시간에는 강한 슈팅까지 선보였다. 왼쪽에서 프리킥에 나선 피를로의 강한 슛은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잉글랜드 크로스바를 강하게 때렸다.

경기 MVP(최우수선수)는 결승 헤딩골을 터뜨린 마리오 발로텔리(AC 밀란)에게 돌아갔지만, 경기를 지배한 것은 단연 피를로였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경기 후 공식 리포트에 따르면 피를로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은 112차례의 패스를 시도, 103차례 동료 선수에게 정확히 연결해 92%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전반에는 69차례 패스를 시도해 성공률은 96%에 이르렀다.

2002년부터 아주리 유니폼을 입은 피를로는 이탈리아 축구의 전술적 핵심이다. 그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을 경험했고, 2년 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에서도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탈리아에 피를로가 있다면 코트디부아르에는 드로그바가 있었다. 드로그바는 교체 출전 이후 4분 만에 역전 드라마를 썼다.

같은 날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C조 코트디부아르와 일본의 1차전이 열린 브라질 헤시피의 페르남부쿠 경기장. 코트디부아르 관중석이 술렁거렸다.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됐던 드로그바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골잡이 드로그바는 사타구니 부상 탓에 벤치에서 첫 경기를 시작했다.

드로그바가 선발에서 빠진 코트디부아르는 경기 초반 일본에 밀렸다. 전반 16분에는 일본 간판스타인 혼다 게이스케(AC밀란)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일본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잡고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일본의 꿈은 오래가지 않았다. 후반 교체 출전한 드로그바는 경기 분위기를 바꿨다. 코트디부아르가 전세를 뒤집는데 걸린 시간은 4분이면 충분했다.

무기력한 코트디부아르의 공격이 달라진 것은 후반 17분 드로그바가 들어오면서부터였다.

드로그바가 그라운드에 나서자마자 골이 터졌다. 코트디부아르는 후반 19분 윌프리드 보니(스완지시티)가 헤딩으로 동점골을 터뜨렸고, 후반 21분에는 제르비뉴(AS로마)가 다시 헤딩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코트디부아르는 이후로도 여러 차례 골 찬스를 만들며 후반 내내 일본을 압도했다. 완전히 다른 팀이라고 느껴질 만큼 드로그바의 투입 이후 코트디부아르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날카로워졌다.

드로그바는 코트디부아르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A매치에 103경기에 출전해 65골을 뽑아냈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는 잉글랜드 명문구단 첼시에서 활약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드로그바는 아직 월드컵 16강 진출의 기쁨을 맛보진 못했다. 2006년 독일 대회(아르헨티나ㆍ네덜란드ㆍ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ㆍ포르투갈ㆍ북한) 대회에서 두 차례 월드컵을 치렀지만, 연달아 ‘죽음의 조’를 만나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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