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초반부터 골 잔치
8경기서 28골... 평균 3.5골
최근 대회 골가뭄과 대비
브라주카 불규칙성도 영향
월드컵 초반부터 화끈한 골 잔치가 펼쳐지고 있다. 최근 월드컵에서는 경기당 평균 득점이 감소 추세였지만 축구의 백미인 골이 이번 대회에 풍족하게 나오면서 축구 팬들의 가슴 또한 요동치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은 15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조별리그 8경기가 끝난 가운데 28골이 터졌다. 한 경기 평균 3.50골이다. 무득점 경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한 경기에서 2골 이상 터트린 선수도 벌써 네이마르(22ㆍ브라질), 로빈 판 페르시(31), 아리언 로번(30ㆍ이상 네덜란드) 등 세 명이 나왔다. 페널티킥은 세 차례 발생해 성공률 100%를 기록 중이다.
특히 조별리그 빅매치 가운데 하나로 꼽히던 14일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B조 1차전에서는 네덜란드가 무려 5골을 퍼부었다. 이 경기에서 판 페르시는 월드컵에서 거리를 기록하기 시작한 1970년 멕시코 대회 이후 최장거리인 16m 헤딩골을 넣기도 했다. 또 브라질과 칠레, 코스타리카는 각각 크로아티아, 호주, 우루과이를 3-1로 화끈하게 제압했다. 콜롬비아도 그리스를 3-0으로 가볍게 따돌렸다.
대회 초반 시원한 골 퍼레이드는 공인구 브라주카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브라주카는 불규칙성이 높다. 공은 일단 선수의 발에 맞으면 회전수나 공기와의 마찰 정도에 따라 궤적이 생긴다. 이 궤적이 불규칙적일수록 골키퍼가 예측하기 어렵다.
세계 최정상급 공격수 리오넬 메시(27ㆍ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ㆍ포르투갈) 등이 본격적으로 조별리그 레이스를 시작하면 골 폭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역대 월드컵 중 가장 많은 득점이 나온 대회는 1954년 스위스 대회로 당시 경기당 5.4골이 터졌다
월드컵은 1990년대 들어 ‘수비 축구’가 득세를 이루면서 골 가뭄에 시달렸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평균 2.21골로 바닥을 친 평균 득점은 1994년 미국 대회에서 2.71골로 늘어났지만 이후 1998년 프랑스 월드컵 2.67골, 2002년 한일 월드컵 2.52골, 2006년 독일 대회 2.3골 등으로 계속 감소했다. 4년 전 남아공 월드컵에선 2.27골로 더 줄었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은 초반이긴 해도 골 폭죽이 이곳 저곳에서 터지면서 골에 목 마른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아쉬움을 ‘시원하게’ 달래주고 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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