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라산 명물 구상나무 절반가량 말라 죽었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라산 명물 구상나무 절반가량 말라 죽었다

입력
2014.06.15 14:25
0 0

최근 4년 사이 20% 이상 말라 죽어...

기후 변화 영향이 주요인

한라산 구상나무 자생지 중 한 곳인 성판악등산로 해발 1800m 일대에 구상나무들이 하얗게 말라 죽어 있다. 한라산연구소 제공
한라산 구상나무 자생지 중 한 곳인 성판악등산로 해발 1800m 일대에 구상나무들이 하얗게 말라 죽어 있다. 한라산연구소 제공

제주 한라산에 자생하는 구상나무의 절반 가량이 말라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4년 새 고사한 구상나무가 전체 고사목의 20%에 달한 데다, 향후 기후변화 영향 등으로 고사현상도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제주도 한라산연구소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한라산의 구상나무 분포 지역 10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1㏊ 당 평균 구상나무 개체 수 2,028.3그루 가운데 45.9%(930그루)가 말라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15일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구상나무의 고사목 밀도는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고사목이 가장 많은 지역은 성판악등산로의 해발 1,800m 일대로 ㏊ 당 평균 1,625그루였다.

고사목이 가장 적은 지역은 관음사등산로 해발 1,750m 왕관릉 일대로 ㏊당 평균 500그루였다.

살아있는 나무는 남벽등산로 해발 1,650~1,680m 백록샘 일대에서 ㏊ 당 평균 1,908.3그루로 가장 많았으며, 성판악등산로 1800m일대는 ㏊ 당 평균 875그루로 가장 적었다.

조사 지역별 구상나무 고사목 비율은 윗세오름 일대가 67.2%로 가장 높았고, 성판악 등산로의 해발 1,800m 65%, 1,700m 일대 60.1%, 백록샘 일대 29.8% 등이었다.

전체 고사목의 20.7%는 최근 4년 이내, 37.9%는 5~15년 전에 말라 죽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나머지 41.4%는 고사한 지 15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최근 4년 이내에 고사한 구상나무의 비율은 성판악등산로 해발 1,800m 일대 39%, 성판악등산로의 해발 1,650m 일대 32.6%, 큰두레왓 일대 29.9%, 관음사등산로 해발 1,750m 왕관릉 일대 25% 등으로 이들 지역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체 고사목 중 44.2%는 곧추선 상태로 죽어 있었고, 21.6%는 본 줄기가 부러진 상태였다. 18.7%는 기울어진 채로 고사됐고, 15.5%는 완전히 쓰러져서 고사된 형태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한라산연구소는 2000년대 들어 기후변화에 의한 적설량 감소, 한건풍(寒乾風)에 의한 동계 건고(乾枯)현상 등이 발생하고 최근 잦은 태풍과 집중강우 등으로 생육기반이 악화해 고사목 발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앞으로도 기후변화에 의한 고사나 생장쇠퇴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기상이변이나 병해충 피해 가능성 등 고사원인의 다양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라산연구소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환경부, 산림청, 문화재청, 국립산림과학원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구상나무의 보존·복원 전략 수립을 위한 다양한 연구와 정책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라산 구상나무는 한국특산식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절멸위기종(threatened species)으로 지정돼 있으며, 해발 1,300m 지역 797.3㏊에 분포돼 있다.

정재환기자 jungj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