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는 구례군 문척면 죽마리에 위치한 오산 사성암(四聖庵) 일대가 전문가 현지 조사와 문화재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 예고됐다고 15일 밝혔다.
사성암은 백제 성왕 22년(544년)에 연기조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원래 ‘오산암’이라 불렸지만 이곳에서 4명의 고승인 의상대사와 원효대사, 도선국사, 진각국사가 수도했다고 해 ‘사성암’으로 개칭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자라 모양의 오산은 해발 531㎙의 호젓한 산으로 중생대 백악기에 분출한 안산암과 유문암질 화산암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때문에 기암괴석이 잘 발달해 있고 사찰 건물과 절묘한 조화를 이뤄 경관이 뛰어나다.
특히 20㎙가 넘는 벼랑 안쪽 암벽에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새겼다는 마애여래입상은 전남도 유형문화재 제220호로 지정돼 있다.
오산 정상에 오르면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 물줄기 절경과 구례읍, 지리산 연봉(連峯)이 한 눈에 보인다. 사성암을 중심으로 풍월대, 망풍대, 배석대, 낙조대, 신선대 등 오산 12경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이곳 경관을 두고 “오산을 오르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고 두 번 다시 가지 않아도 후회할 것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1800년 구례향교에서 발간한 봉성지에는 “그 바위의 형상이 빼어나 금강산과 같으며 예부터 부르기를 소금강이라 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구례 오산 사성암 일대는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일반인, 관련 연구자, 토지 소유자 등의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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