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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키타카' 스페인 전성시대 저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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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키타카' 스페인 전성시대 저무나

입력
2014.06.1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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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일거야' 스페인의 디에구 코스타(왼쪽)과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오른쪽)이 연속골을 허용하자 당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AP연합
'악몽일거야' 스페인의 디에구 코스타(왼쪽)과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오른쪽)이 연속골을 허용하자 당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AP연합

'무적함대' 스페인의 전성시대가 대재앙과 함께 갑자기 저물었다.

스페인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B조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1-5로 대패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스페인이 2008년, 2012년 유럽선수권대회,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등 세 메이저대회를 연패한 최강자였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강호이기도 하다.

스페인은 200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티키타카'를 앞세워 세계를 호령했다.

짧고 정교한 패스를 앞세워 볼 점유율을 극도로 끌어올리면서 상대에게 기회를 아예 주지 않는 질식 전략이 티키타카다.

공이 왔다갔다하는 모습이 탁구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탁구 소리가 별명으로 굳어졌다.

이날 스페인이 구사한 티키타카는 네덜란드의 선 굵은 힘의 축구 앞에 위력을 잃었다.

볼의 점유율은 네덜란드보다 높게 유지했으나 결정력을 동반하지 않은 탓에 이유를 잃고 말았다.

스페인은 볼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 데다가 압박 수비도 견고하게 유지하지 못해 역습에 번번이 당했다.

최전방 공격수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날개 공격수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에게 두 골씩을 얻어맞았다.

롱 패스를 받은 판 페르시의 힘과 투지, 로번의 초고속 드리블에 농락을 당하고 말았다.

스페인의 이 같은 무기력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사실은 주전들의 노쇠화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 등 티키타카의 핵을 이루는 패스마스터들이 나이 때문에 체력 저하를 겪고 있다.

중원에서 어떻게든 볼을 유지하고 패스의 활로를 여는 미드필더들이 황혼기에 들어서 전략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다.

특히 수비 때 미드필더진의 압박 기동성이 떨어져 전열의 간격이 벌어지는 것은 짧은 패스를 유지하는 스페인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세계 최고의 수문장으로 꼽히는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도 전성기가 지나 순발력이 무척이나 무뎌진 모습을 노출했다.

스페인은 월드컵의 리허설로 작년에 브라질에서 열린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에서도 브라질에 0-3으로 완패했다.

당시에는 스페인의 독주체제가 그간 너무나도 견고한 터라 전성시대가 저문다는 해석에는 반신반의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네덜란드에 무려 5골을 내주는 수모를 당하자 냉혹한 평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전성시대의 종료, 몰락, 세대교체, 물갈이와 같은 자극적인 말이 무적함대를 덮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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