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 자금·은신처 마련 등 신씨, 핵심 조력자로 알려져
횡령 혐의 친형 병일씨는 금수원으로 출근하다 잡혀
유병언 키 165cm→160cm 왼손 두 번째 손가락 절단 등 검찰 신체 특징 정정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13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에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 신명희(64ㆍ여)씨, 일명 ‘신 엄마’를 범인은닉도피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핵심 조력자로 알려진 신씨가 자수함으로써 유씨 검거에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검찰은 신씨를 상대로 유씨와 장남 대균(44)씨 도피에 관여했는지 여부와 이들의 도주 경로, 현재 소재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균씨는 태권도 선수 출신인 신씨의 딸 박모(34)씨와 동행하며 도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그 동안 ‘김 엄마’로 알려진 여성 신도 김명숙(59)씨와 함께 금수원 내에서 수사기관의 동향을 파악하는 동시에 도피자금 모금과 은신처 마련을 신도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핵심 조력자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신씨가 유씨 도피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은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다”며 “실제 역할에 비해 주목을 과하게 받은 것이 부담돼 자수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씨는 유씨의 오랜 측근 중 한 명으로 구원파 내 평신도어머니회 간부로서 세월호 참사 이전까지 유씨 일가의 재산관리에도 관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 도피에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구원파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오후 경기 안성 금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 엄마’는 최측근이 아니며 우리와는 연락조차 안 되는 상황”이라며 “‘김 엄마’‘신 엄마’ 등이 중책을 맡고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검찰은 또 유씨의 친형인 병일(75)씨를 이날 오전 횡령 등의 혐의로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병일씨는 유씨의 비밀별장으로 가는 길목인 금수원 뒤편 야산 진입로 인근 도로에서 금수원으로 출근하다 검문 검색 중이던 경찰에 검거됐다. 검찰은 금수원 대표를 지내기도 한 병일씨가 유씨의 도피를 돕는 신도들과 접촉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유씨의 소재지를 캐묻고 있다.
검찰의 유씨 측근들에 대한 조사와 더불어 경찰은 이날 유씨의 신체 특징을 추가로 공개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문기록을 조회한 결과 왼손의 두 번째 손가락이 절단돼 지문 정보가 아예 없고, 네 번째 손가락은 상처 때문에 지문 일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수배전단에 유씨의 키를 165㎝ 가량으로 표기했지만, 유씨가 1991년 사기 혐의로 구속된 후 법무부에 등록된 기록에는 160㎝로 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 유씨의 왼쪽 세 번째 손가락 끝이 휘어져 있다고 밝힌 사실을 오른쪽 세 번째 손가락으로 정정하기도 했다.
한편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 1차장검사)은 한국해운조합 재직 당시 조합비 등 2억원을 횡령한 혐의(업무상 횡령 등)로 이인수(60) 전 이사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 등을 거친 이 전 이사장은 2010년 해운조합 이사장을 지냈으며 지금은 인천항만공사 항만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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