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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 훈장 선생님의 60년 '한국일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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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 훈장 선생님의 60년 '한국일보 사랑'

입력
2014.06.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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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종 황산서원 원장이 13일 자신의 서재에서 한국일보 60주년을 축하하는 친필 휘호를 들어 보이고 있다. 오른손에 있는 것은 1989년 '한국일보 창간 35주년' 기념품인 소형 디지털 시계와 지난 9일 열린 '한국포럼' 출입증. 신상순선임기자 ssshin@hk.co.kr
이홍종 황산서원 원장이 13일 자신의 서재에서 한국일보 60주년을 축하하는 친필 휘호를 들어 보이고 있다. 오른손에 있는 것은 1989년 '한국일보 창간 35주년' 기념품인 소형 디지털 시계와 지난 9일 열린 '한국포럼' 출입증. 신상순선임기자 ssshin@hk.co.kr

황산서원 이홍종 원장

1954년 대학 입학 때부터

교편 생활하며 줄곧 구독

포플러 심기ㆍ한국포럼 등

본보 행사에도 열성 참여

"합리적이고 까칠한 논조 좋아"

“유신과 박정희 대통령 서거, 88올림픽과 월드컵, 그리고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까지… 대한민국의 모든 크고 작은 역사를 한국일보와 함께 했습니다.”

한국일보 60년 독자인 황산서원 이흥종(79) 원장은 서울대 사범대에 입학했던 1954년 한국일보가 창간되자 한국일보와 인연을 맺었다. “대학 새내기로 처음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고 취미로 인근 백운대에 오르기 시작했는데 우연히 하숙집에 배달된 한국일보를 알게 됐습니다.”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절 차비가 없어 서울 혜화동에서 당시 용두동 서울대 사범대까지 걸어서 통학했지만 한국일보만큼은 어떻게 해서든 꼭 챙겨 읽었다.

이 원장은 합리적이면서도 까칠했던 논조가 맘에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중ㆍ고교 역사 교사, 단국대 한국사 강사를 거친 뒤 교편을 놓고 2005년 황산서원 ‘훈장’이 되기까지 무려 60년 동안 한국일보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이 원장은 “자전거와 상품권 등 다른 신문들의 온갖 유혹에도 여전히 한국일보 독자이기를 고집한다”며 웃었다.

열성독자였던 탓에 직장 내에서는 자연스레 오피니언 리더가 됐다. “한국일보를 통해 사건의 흐름은 물론이고, 해법과 방향을 알게 됐고 나중에는 주관도 뚜렷해졌습니다. 무슨 일이 발생하면 교장선생님이나 동료 교사들이 나에게 먼저 의견을 물었고 사건의 전후 사정을 설명해 주면 존경의 눈빛으로 쳐다보곤 했지요.”

전병순씨의 연재소설 ‘절망 뒤에 오는 것’(1962년)을 일일이 스크랩해 가며 읽었고 미국에 가지 않고도 그들의 생활과 사고 방식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만화 ‘블론디’도 기억에 남는다. 한국일보가 추진했던 ‘내 고향 포플러 심기’는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국가적으로 조림사업을 한창 장려했는데, 1만원을 내면 자기 고향에 포플러 나무 300그루 정도를 심어줬다고 했다. “당시 1만원이면 쌀 세 가마니 값이니까 지금으로 치면 100만원을 호가할 겁니다. 고향(전북 익산)에 내려갔더니 마을 어귀부터 포플러 나무가 길게 심어져 있는데, 어찌나 뿌듯하던지….” 이후 모교 도서 보내기 운동, 거북이 마라톤 대회 등 한국일보가 주최하는 행사에는 거의 빠짐없이 참가했다. 창간 35주년인 1989년에는 한 행사에서 조그만 디지털 시계를 기념품으로 받았는데, 25년이 지난 지금도 고장 없이 이 원장의 책상 위에 놓여 있다. 대학 강의를 할 때는 교탁 위에 올려 놓고 모래시계로 활용했단다. 이 원장은 지난 9일 한국일보 창간 60주년을 기념해 열린 한국포럼에 다녀온 출입증도 자랑스레 내보였다.

이 원장은 한국일보의 합리적 논조와 균형감각을 갖춘 중도 언론으로서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대한민국은 보수ㆍ진보의 진영 논리에 빠져 있습니다. 한국일보만큼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좋은 중도’의 길을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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