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보고했지만 누락"
SBS 노조, 수뇌부 해명 요구
KBS가 문창극 후보자의 교회 연설 동영상을 처음 공개한 것을 두고 문 후보자 측이 법적 대응 방침을 천명하는 등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총리실은 13일 홈페이지에 문 후보자가 특강을 한 동영상 3개와 문서로 작성된 연설 전문을 공개했다. 이는 KBS가 11일 ‘뉴스 9’에서 문 후보자가 “일제의 식민지 지배가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다는 영상이 왜곡 편집됐다는 점을 입증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문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위원단 측은 12일 “악의적인 편집”이라며 “KBS의 보도책임자를 상대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자 측의 왜곡 편집 주장에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펄쩍 뛰고 있다. 새노조는 “문 후보자가 KBS 사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KBS 노조가 문 후보자를 집중 검증해 ‘뉴스 9’가 그의 교회 연설을 보도했다고 한 언론이 보도했다”며 “이번에는 KBS가 악의적인 편집으로 문 후보자를 끌어내리려 한다는 말이 나오는 데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새노조의 관계자는 “’뉴스 9’는 동영상을 한 시간여 동안 모두 본 뒤 보도한 것”이라며 “동영상을 보면 문 후보자가 윤치호의 발언을 인용한 뒤 자신의 주장을 펴는 식으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문 후보자는 동영상에서 일제의 식민지배뿐 아니라 한국전쟁과 분단국가 등이 모두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는데 ‘뉴스 9’의 보도는 공인의 과거 발언을 검증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본다”면서 “KBS 보도가 정말로 왜곡 편집을 했는지는 국민의 판단에 맡긴다”고 말했다.
한편 언론노조 SBS본부는 이날 “정치부 기자들이 KBS가 보도한 문 후보자 동영상을 10일 보도국에 보고했지만 누락됐다”며 보도국 수뇌부의 해명을 요구했다. SBS본부에 따르면 정치부 기자들은 문 후보자가 지명된 10일 검증 보도에 착수해 논란이 된 교회 연설 동영상을 입수한 뒤 정치부장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보도국 간부들이 교회 연설이라는 특수 상황인 만큼 시간을 두고 보완취재를 해야 한다며 누락시켰다는 것이다. SBS본부측은 “SBS만 유독 문 후보자의 임명을 도왔다”며 “어떤 경로로 취재와 논의를 막았는지 사측은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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