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시대, 로봇 윤리의 중요성
영화 속 로봇은 때로 공포스럽다. 공상과학 영화의 고전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선 컴퓨터가 자신이 돌봐야 할 우주인을 죽이려 들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아이 로봇’에선 ‘로봇은 인류에게 해를 입히면 안 된다’는 원칙을 부정하는 시스템이 나온다. 인간의 감독 없이 스스로 판단하는 인공지능 시대에 지능적 기계 또는 로봇의 지침이 될 윤리적 규칙은 무엇일까.
미국 예일대의 윤리학자와 인디애나 대학교의 인지과학 교수가 공저한 이 책은 로봇의 도덕에 관한 연구가 왜 필요한지 그리고 그것에 관련한 기술적 사안은 무엇인지 설명한다. 저자들은 이 책을 쓴 목적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뿐 아니라 이런 주제에 관한 향후의 발전을 위해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도덕ㆍ윤리적 모호성을 명쾌한 알고리즘으로 변환해야 하는 공학적 과제가 얼마나 지난한 일인지, 우리가 지금 왜 이 같은 고민을 해야 하는지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노태복 옮김ㆍ메디치미디어ㆍ448쪽ㆍ2만1,000원
고경석기자 kave@hk.co.kr
독일 철학자 벤야민의 생애와 사상
독일의 평론가이자 철학자, 사상가인 발터 벤야민 사상 전반을 전기적 방식이 아닌 저작의 사유 흐름에 초점을 맞춰 서술한 책이다. 1장에서는 벤야민의 생애와 저작, 사상의 특징을 개략적으로 서술한 뒤 2장에서 1914~1919년 사이 언어이론적 성찰을 드러낸 초기의 저작물을 다룬다. 3장에서는 벤야민의 초ㆍ중기 주요 비평문과 해석이 생산됐던 1919~1925년 시기를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교수 자격을 취득해 대학에 자리를 잡으려던 계획이 좌절되면서 자유기고가로 출판활동을 전개하기 시작한 1925~1933년의 활동 내용을 다루고 나치 집권을 피해 파리로 망명해 활동하던 시기부터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의 삶을 그린다. 저자는 한국에서 이루어진 벤야민 번역과 수용의 역사를 개관하면서 왜 벤야민이 오늘날까지 이론과 실천에서 끊임없이 인용되고 수용되고 있는지, 벤야민 사상의 현재성의 근거가 무엇인지 밝힌다. 벤야민 선집을 총괄 기획한 벤야민 연구 전공자인 저자가 집필했다. 길ㆍ430쪽ㆍ3만원
고경석기자 kave@hk.co.kr
푸른 행성에 산소는 어떻게 등장했나
137억년 전 빅뱅이 있었고 92억년 가까이 지나서야 지구가 탄생했다. 45억년의 나이를 지닌 지구는 생물처럼 진화를 해왔고 여전히 변하고 있다. 미국 조지메이슨 대학 지구과학과 교수인 저자는 지구의 역사를 돌아보며 지구의 미래도 가늠한다. 유아기와 유년기, 청년기를 거쳐 푸른 행성이라는 별칭에 걸맞은 외양으로 변화해온 지구의 과거를 우선 살핀다. 달은 어떻게 형성됐고 바다는 어떻게 영역을 넓혔으며 산소의 등장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등을 설명한다. 이후 저자는 50억년 뒤 태양이 수소를 다 태우고 헬륨까지 태우는 단계에 이르면 지구는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10만년 뒤 초대형 화산 폭발이 일어날 것이며 100만년 뒤 지도는 현재와 완전히 달라질 것이며 5,000만년 안에 소행성과 충돌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진화의 변곡점마다 인류를 비롯한 생물들은 막대한 희생을 치를 것이라고도 전망한다. 김미선 옮김ㆍ뿌리와이파리ㆍ368쪽ㆍ2만2,000원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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