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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아메리카 역사를 들여다보면 해방 후 한국이 보인다

입력
2014.06.1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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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으로 사용된 치첸이차의 피라미드. 일반적으로 뾰족한 이집트 피라미드와 달리 꼭대기가 평평한 것이 특징이다.
신전으로 사용된 치첸이차의 피라미드. 일반적으로 뾰족한 이집트 피라미드와 달리 꼭대기가 평평한 것이 특징이다.

라틴아메리카의 역사 상ㆍ하 벤자민 킨 등 지음ㆍ김원중 등 옮김 그린비 발행ㆍ691ㆍ747쪽ㆍ각 2만8,000원

현대 라틴아메리카 토머스 E. 스키드모어 등 지음ㆍ우석균 등 옮김 그린비 발행ㆍ768쪽ㆍ3만원

메소아메리카의 유산 로버트 M. 카멕 등 지음ㆍ강정원 옮김 그린비 발행ㆍ992쪽ㆍ3만8,000원

출판사 그린비가 라틴아메리카의 모든 것을 담은 시리즈를 냈다. 한국에서 이 정도 규모의 라틴아메리카 총서가 나온 건 처음이다.

3종의 책은 각각 다른 관점에서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살핀다. ‘라틴아메리카의 역사 상ㆍ하’는 라틴아메리카의 역사를 망라한 통사다. 정복 이전의 고대 아메리카, 에스파냐의 아메리카 정복, 독립전쟁,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 좌파 정부가 들어서는 최근의 ‘분홍물결’, 미국의 라틴아메리카 정책을 다룬다. 식민시기 라틴아메리카 역사 연구의 거장인 원저자 벤자민 킨의 종속이론에 입각한 역사 해석을 볼 수 있어 흥미롭다. 계급투쟁, 인종투쟁, 젠더투쟁, 종족투쟁, 이익집단투쟁이 라틴아메리카의 발전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식민 시기와 독립ㆍ사회운동에서 여성이 어떻게 착취당했고 기여했는지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현대 라틴아메리카’는 영미권에서 라틴아메리카 입문서로 손꼽히는 책이다. 라틴아메리카 개별 국가의 역사적인 변동과 장기적인 변화를 관찰하고 분석했다. 멕시코 파나마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등 중앙아메리카, 도미니카공화국 아이티 푸에르토리코 등 카리브해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개입에 주목한다.

‘메소아메리카의 유산’은 정복 이전 토착민들이 지니고 있던 문화적인 유산이 오늘날 라틴아메리카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기록한다. 아스테카 문명과 마야 문명이 자리하던 메소아메리카의 현대에 이르기까지 변동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이들 책은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서라연)와 그린비가 손잡고 7년째 펴내고 있는 트랜스라틴 총서의 일환이다. 기획과 번역에 참여한 우석균 서라연 HK교수는 “라틴아메리카는 역사가 해방 후 한국사와 상당 부분 유사할 뿐 아니라 신자유주의 정책의 실험장이기도 했다”며 “최근 이들의 신자유주의 비판을 보면 한국에서 사회 양극화 같은 신자유주의의 부작용을 극복하는 대안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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