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개막전에서 ‘배니싱 스프레이’(vanishing spray)가 최초로 사용됐다.
배니싱 스프레이는 프리킥 지점으로부터 수비벽의 위치를 정해주는 경계선 스프레이다. 인체와 잔디에 해가 없는 성분으로 주심이 수비벽 앞에 스프레이로 하얀 줄을 그으면 1분 후 사라진다. 예전에는 주심이 프리킥을 선언하면 수비수들이 조금이라도 볼에 가까이 벽을 세우려고 하다 보니 주심이 수비수들을 뒤로 물리느라 시간을 빼앗기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스프레이를 이용해 주심이 프리킥 지점으로부터 10야드(약 9.15m) 거리에 수비벽의 위치를 정해 선을 그어주면 선수들과 더 이상 위치 선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지 않아도 된다.
배니싱 스프레이는 2011년 코파 아메리카대회 때 ‘합격점’을 받은 것을 계기로 이듬해 3월 국제축구평의회(IFAB)를 통해 심판 장비로 정식 승인돼 본격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후 브라질,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미국, 멕시코 등 남미와 북중미에서 사용되기 시작했고, 국내프로축구 K리그에서도 지난해부터 쓰이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등 국제대회에도 사용됐다.
이밖에 이번 월드컵에서는 골 여부를 전자 기술로 분석해 심판에게 알리는 장치가 처음 도입됐다. 이를 위해 월드컵이 열리는 브라질의 12개 경기장에는 골 라인의 통과 여부를 판정하는 첨단 카메라가 14대씩 설치됐다. 이 카메라는 초당 500회의 영상을 찍어 축구공의 3차원 위치를 파악한 뒤 결과를 컴퓨터로 전송, 심판이 찬 손목시계로 진동과 함께 ‘골(GOAL)’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공이 골 라인을 넘은 직후 컴퓨터 분석을 통한 골 판정은 1초 이내에 가려지게 된다. 시스템 제조업체인 골컨트롤(GoalControl)사는 월드컵에 대비해 2,400회의 시뮬레이션을 오류 없이 거쳤다고 밝혔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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