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드 이슬람국가'(ISIL)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제2도시인 모술을 장악한 데 이어 하루 만에 티크리트도 점령했다.
ISIL은 기세를 몰아 집권 시아파의 성지인 카르발라와 나자프도 공격할 수 있으며 수도 바그다드까지 진격할 것이라고 이라크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 침공의 와중인 지난 2006∼2007년에도 수니파와 시아파 간에 심각한 충돌을 겪은 바 있는데 이라크가 왜 다시 수렁에 빠져들게 됐는지 문답으로 풀어봤다.
-- 이라크에서 내전 위기가 일어난 이유는
▲ 우선 이라크 누리 알 말리키 총리가 이끄는 시아파 정부에 대한 수니파의 불만이 커지고 있었다. 무장단체 ISIL이 최근 장악한 지역은 수니파가 많은 곳으로, 주민 대다수는 알 말리키 총리가 ISIL보다 더 큰 위협이라고 본다.
시리아 내전의 종파 분쟁 양상도 또 다른 원인이다. 시리아 반군 대부분이 수니파이며, 이들은 시아파 정권을 내쫓으려 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가 내전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동안 무장단체는 손쉽게 시리아-이라크 국경을 넘을 수 있었다.
-- 이라크 군경은 왜 싸우지 않나
▲ 부패와 종파주의는 이라크군과 경찰에 만연한 문제다. 이들은 바그다드 정부에 대해 충성심도 적고 프로 의식도 없다. 수니파 병사들은 대개 모술이나 안바르주(州) 등 수니파 지역에서 일하는데 자신과 같은 수니파 일원들과 맞서기를 꺼리고 있다. 또 경찰은 주로 지역사회에서 뽑히는 데 협박과 같은 지역의 압력에 취약하다.
-- 무장단체는 어떻게 이렇게 빨리 세력을 확장했나
▲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ISIL 소속 무장대원은 7천∼1만명 선이다. 이들은 대개 지역 상황에 맞춰 교묘하게 자신들의 전술을 바꾼다. 이들은 시리아에서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음악을 금지하고 광장에서 사람들을 처형했다. 하지만 이라크에서는 수니파 사회의 수호자로 행세하고 있으며 아직은 자신들이 금지하는 관행들에 대해서도 눈감아주고 있다.
-- 이라크 쪼개질까
▲ 최근의 사태로 10년 전 내전 당시 나왔던 이라크 분단 가능성이 다시 점쳐졌다. 이란과 국경을 맞댄 남동쪽과 시아파 다수인 수도 바그다드 지역, 수니파 지역인 서북부, 쿠르드족이 다스리는 키르쿠크와 아르빌 지역을 아우르는 북부 등 3개 국가로 쪼개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쿠르드족의 역할은
▲ 북부 지역의 쿠르드족은 ISIL에 대항해 싸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니파와 시아파 모두 쿠르드족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역할이 이번 마찰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
-- 이라크 사태에 대한 이란의 입장은
▲ 시아파 국가인 이란은 현 이라크 및 시리아 집권 정부와 친밀한 사이다. 이란 대통령은 ISIL을 "야만적"이라고 비난했으며 외무장관 역시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이라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은 현재 바그다드로의 비행기 운항을 중단하고 국경 보안을 강화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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