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보 매체 사이서 시청자 잃어…다큐 등으로 변화 모색
이번 달 출범 34주년을 맞는 미국의 보도전문 채널 CNN이 위기 돌파를 위한 변화를 모색하면서 사실상 '24시간 뉴스'를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변화된 시대 흐름에 맞지 않게 뉴스 보도에만 치중한 탓에 후발 경쟁매체들에 밀려 시청률이 급락하면서 뉴스 이외의 새로운 프로그램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CNN이 1980년 첫 전파를 보냈을 당시에도 24시간 뉴스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많았다. 매일 24시간 보도할 수 있는 뉴스가 충분히 있느냐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 때문이다.
출범 34년이 지난 지금도 그 질문은 현재 진행형이다. 단순한 뉴스 보도만으로는 TV시청자의 다양한 수요를 만족시킬 수 없고 24시간 잡아놓을 수도 없는 현실이다.
별다른 경쟁자가 없는 초창기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으나 진보성향의 MSNBC와 보수성향의 폭스뉴스가 등장하면서 딜레마에 빠졌다.
두 매체가 유명 진행자들을 등장시켜 다양한 의견을 전달하며 같은 시각의 시청자들을 유인하는 상황에서도 CNN은 '뉴스 진행자가 아니라 뉴스가 핵심'이라는 설립자 테드 터너의 말에 따라 뉴스 보도로 승부를 걸었다. 시청률이 3위로 추락했지만 보수와 진보성향의 두 매체 사이에 끼어 정치적 중립을 지향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CNN은 1998년 뉴스라고는 정의하기 어려운 다큐멘터리와 매거진 쇼인 'CNN 뉴스 스탠드'를 편성하며 변화를 모색했다.
최근에는 10대 다큐멘터리 시리즈 '더 식스티스(The Sixties)'를 선보여 히트를 쳤다.
지난달 29일에 방영된 60년대 TV에 관한 첫 번째 시리즈 시청자수는 139만명을 기록해 그 주 평일 저녁의 평균 시청자수 49만3천명을 배 이상 웃돌았고, 쿠바 미사일 위기에 관한 두 번째 시리즈는 86만6천명의 시청자를 확보했다. 이번 주에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을 재조명하는 시리즈가 예고돼 있다.
폭스뉴스의 로저 에일스 회장이 지난 1월 한 인터뷰를 통해 "CNN은 이제 포기하고 24시간 뉴스 시장에서 나와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리는 등 CNN 변화 움직임과 관련한 비판이 나오지만 제프 저커 CNN 회장은 "CNN의 제1 브랜드이자 근본적인 브랜드인 뉴스와 속보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그럼에도 계속 모색해온 CNN의 '위기 돌파' 카드는 실제로는 뉴스가 아닌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