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네이마르(22ㆍ바르셀로나)였다.
네이마르가 브라질 구세주로 나섰다. 네이마르는 13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개막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3-1)를 이끌었다. 빠른 발, 넓은 시야, 현란한 발재간, 정교한 패스, 예리한 슈팅 등 모든 것이 완벽했다.
날개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네이마르는 팀 공격의 핵심이었다. 프리킥, 코너킥 등 세트피스를 전담했고 공을 잡지 않을 때도 활발한 움직임으로 동료들의 플레이를 도왔다. 특히 수비수 마르셀루(레알 마드리드) 자책골로 불안하게 끌려가던 최악의 상황에서도 코칭스태프, 팬들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네이마르는 0-1로 뒤진 전반 28분 중원에서 볼을 잡은 뒤 재빠른 단독 드리블을 시작했다. 상대 수비수들은 네이마르의 몸놀림에 우왕좌왕 하다가 진로를 내주고 말았다. 페널티 아크까지 치고 나간 네이마르는 곧바로 왼발 슈팅을 날렸다. 볼은 오른쪽 골대를 맞고 그대로 골망으로 빨려 들었다.
기다리던 동점골이 터지자 한 동안 열기가 식은 관중석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관중의 갑작스러운 함성과 네이마르 이름을 연호하는 목소리로 경기장은 떠나갈 듯 흔들렸다. 경기장 밖 상파울루 시내에서도 TV로 경기를 시청하는 관중이 쏘아 올린 폭죽이 수 분 동안 터졌다.
결승골도 네이마르 몫이었다. 네이마르는 후반 24분 프레드(플루미넨세)가 얻은 페널티킥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그는 두 번째 골이 터지자 코너플래그로 달려가 무릎을 꿇고 두 팔을 벌렸다. 눈을 감고 6만명이 넘는 관중의 환호를 가슴으로 모두 흡수했다.
사실 네이마르는 경기 초반 긴장한 듯 몸이 무척 무거워 보였다. 첫 골이 터지기 직전인 전반 26분 상대를 견제하다가 팔꿈치를 써 이번 대회 최초의 옐로카드를 받는 불명예까지 떠안았다. 그는 ‘펠레 후계자’라는 말을 들었고 브라질 축구의 자존심인 10번을 달았지만 아직 22세 청년인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네이마르는 네이마르였다. 생애 첫 월드컵 출전, 첫 월드컵 경기임에도 빠른 시간 안에 최고의 경기력을 되찾았다. 네이마르는 경기 후 “중요한 경기에서 두 골을 넣고 팀이 이겨 매우 기쁘다”며 “우리 팀엔 훌륭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선수 개인으로 뛸 때보다 하나의 팀으로 뭉쳤을 때 우리를 물리치기 어렵다는 사실을 오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네이마르는 경기 후 개막전 최우수선수 격인 ‘맨 오브 더 매치’(Man of the Match)로도 선정됐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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