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문불출 청문회 준비
사퇴 의사는 없는 듯
07:30 "사과는 무슨, 사과할 게 있나"
08:30 "비판할 사람은 하라" 자신만만
11:15 "교회 강연을 오해 유감" 몸 낮춰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12일 자신의 민족 비하성 발언과 관련해 각계로부터 쏟아지는사퇴 요구를 일축하며 정면 돌파할 뜻을 분명히 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출근 길에 “사과는 무슨 사과”라며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데 이어 출근 4시간 만에 문제의 발언에 대한 “유감”입장을 밝혀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날 오후에는“일부 언론의 악의적인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며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오전 7시30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의 자택 앞에서 “과거 교회 강연에서 민족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과 관련해 사과할 계획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사과는 무슨, 사과할 게 있나”라며 서둘러 총리 후보자 집무실이 마련된 창성동 별관 사무실로 향했다.
문 후보자는 전날 자신의 승용차를 직접 몰고 출근한 것과 달리 이날은 총리실에서 제공한 관용차로 오전 8시30분쯤 창성동 사무실에 도착했다. 진을 치고 있던 취재진 앞에 선 그는 “(자신의 발언과 관련해) 비판할 사람은 하라”며 “비판 받고 안 받고는 문제가 되지 않으며 기회가 되면 다 얘기를 할 것”이라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문 후보자는 오전 11시 15분쯤 총리실을 통해 배포한 참고자료에서 “강연은 종교인으로서 교회에서 한 것이어서 일반인의 정서와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런 점 때문에 오해가 생긴 것은 유감”이라고 파문 이후 처음으로 몸을 낮췄다.
이와 관련 청와대와 총리 주변에서는 문 후보자의 유감 표명이 정면 돌파를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관측이 돌았다. 심상치 않은 여론을 감안해 일단 한발 물러선 것이지만, 오히려 인사청문회까지 직행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는 것이다. 청와대와 조율을 거쳤을 것이란 얘기도 나왔다.
실제로 이날 오후 7시 30분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창성동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교회 발언 동영상과 관련해) 일부 언론의 악의적이고 왜곡된 편집으로 후보자의 발언이 우리 민족성을 폄훼한 취지로 이해되고 있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 후 20분 뒤 저녁식사를 위해 1층 로비에 모습을 드러낸 문 후보자 역시 “사퇴할 계획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지금 그걸 말할 계제가 아니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오후 9시 별관으로 돌아온 문 후보자는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파문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하루 종일 과거 발언을 검토했는데 전체 맥락으로 보면 우리나라가 고난을 견디고 살기 좋은 부강한 나라가 됐다는 의미였다”며 “사실 보도를 하라는 의미에서 (법적 대응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자신의 과거 발언을 추가로 검토하다 오후 11시 분당 자택으로 향했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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