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연극평론가이자 영미희곡 전문가인 여석기(사진) 국제교류진흥회 이사장 겸 고려대 명예교수가 12일 교통사고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여 이사장은 경북 김천 출신으로 일본 도쿄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하다 학도병 지원 요구를 거부하고 노무자로 강제 동원됐다. 해방 후 서울대 문학부를 졸업한 그는 고려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1954년 30대 초반의 젊은 영문학자 8명과 함께 한국영어영문학회를 설립했다. 이후 1964년 한국셰익스피어학회장, 1970~80년 연극비평 전문지 ‘연극평론’ 발행인, 1987, 88년 연극평론가협회장 등을 지내며 연극비평 분야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다. 1960년 서울 예장동에 설립한 드라마센터에서 10여년간 워크숍을 진행하며 박조열, 윤대성, 오태석 등 국내 대표 극작가들을 배출하는 등 극작가 양성에도 힘을 보탰다. ‘20세기 문학론’ ‘희곡론’ ‘현대연극’ 등을 썼으며 셰익스피어의 ‘햄릿’ ‘리처드 3세’ ‘십이야(夜)’ 등을 옮겼다. 연극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과 모란장, 은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건종(숙명여대 교수)ㆍ경주ㆍ효주씨 등 1남2녀와 사위 서민석(동일방직 회장) 노부호(서강대 명예교수)씨가 있다. 장례식장은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15일 오전 8시30분. (02)3410-3151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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