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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업' 뛰어드는 충무로 젊은 스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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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업' 뛰어드는 충무로 젊은 스타들

입력
2014.06.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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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자' 정우성
'제작자' 정우성
'투자자' 소지섭
'투자자' 소지섭
'판권 소유' 김남길
'판권 소유' 김남길

"부업보다 본업인 영화 콘텐츠로" 투자ㆍ제작ㆍ판권구매까지 나서

지난달 열린 제67회 칸국제영화제에는 세계의 별들이 많이 찾았다. 니콜 키드먼과 크리스틴 스튜어트, 채닝 테이텀 등 유명 스타들이 레드 카펫을 밟으며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칸영화제 기간 중 열린 마켓을 찾은 왕별도 있다.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올해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남우주연상을 받은 매슈 매코너헤이는 자신의 차기작 ‘시 오브 트리스’를 미리 팔기 위해 15일 해외 바이어들을 만났다. 하얀 와이셔츠에 검정 재킷을 걸친 그는 자신의 출연 예정작을 충실히 설명했다. 국내 한 영화관계자는 “미국 영화의 경우 해외 판매 계약서를 바탕으로 은행 대출을 받아 제작을 하는 경우가 많아 배우들이 적극적으로 바이어들을 만난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유명 배우가 점잖게 차려 입고 자신의 영화를 설명하니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오스카 수상자 매코너헤이의 칸영화제 행보는 할리우드 배우들의 적극적인 비즈니스 마인드를 대변한다. 국내 스타들은 어떨까. 쇼 비즈니스의 중심지 할리우드에 비하면 아직은 초보 단계이나 국내 유명 배우들도 예전과 다른 쇼 비즈니스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소지섭, 英영화 수입 투자에 참여

김남길은 리메이크 판권에 관심

정우성, 영화 주연에 제작도 맡아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진화"

배우 소지섭은 2월 개봉한 영국영화 ‘필로미나의 기적’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이 영화의 수입에 주요 투자자로서 참여해 ‘제공=소지섭’이라는 크레딧이 스크린에 떠올랐다. 소지섭은 오래 전부터 자신의 회사 ‘51K’를 통해 수입영화에 투자하며 해외 영화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보여왔다. ‘필로미나의 기적’에 회사 돈이 아닌 자신의 돈을 직접 투자한 이유에 대해 소지섭은 “영화가 아주 의미있어서”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필로미나의 기적’은 어린 아들을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미국으로 입양 보낸 한 미혼모가 50년 만에 아들을 찾아나서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의 완성도가 높고 감동적이라고는 하나 소지섭의 남다른 사업 감각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다. 소지섭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영화에 투자한 데는 소지섭이라는 브랜드를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소지섭은 압구정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를 직영하고 있는데 매주 한번 오전에 나와 직접 커피 등을 손님에게 대접하며 매장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배우 김남길도 최근 쇼 비즈니스 감각을 선보였다. 그의 소속사 스타제이엔터테인먼트는 이스라엘 드라마 '프리즈너스 오브 워'의 국내 리메이크 판권을 구입했다. 김남길의 적극적인 권유에 따른 것이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을 그린 '프리즈너스 오브 워'는 미국에서 '홈랜드'라는 드라마로 새롭게 만들어져 국내 팬에게도 익숙한 드라마다. 한국에서는 남북 대치 상황을 대입해 만들어질 계획이다.

배우 정우성은 아예 제작자로 나섰다. 지난달 촬영에 들어간 멜로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의 제작사는 더블유팩토리로 정우성이 운영하는 회사다. 정우성은 이 영화의 주연도 맡아 김하늘과 연기호흡을 맞추고 있다. 1960년대 충무로 스타들이 제작을 겸하는 경우는 많았으나 2000년대 대기업이 충무로에 진입하면서 '배우 제작자'는 거의 사라졌다. 개그맨 서세원이 '도마 안중근' 등을 제작했으나 충무로 주류와는 거리가 멀었다. '나를 잊지 말아요'의 투자배급사는 충무로 큰손 CJ E&M 영화부문이다.

국내 배우들의 사업에 대한 관심은 새롭지 않다. 많은 스타들이 외식사업을 중심으로 변덕스러운 인기의 불안정성을 극복하려 했다. 최근 충무로 스타들의 사업에 대한 관심은 부업보다 본업인 콘텐츠 사업에 쏠려있다. 새롭다면 새로운 경향이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충무로 스타들이 예전엔 외식 사업에 눈독을 들였는데 요즘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자신과 밀접한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진화를 보여주는 또 다른 측면"이라고 주장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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