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주도 불구 대통령과 직접 인연 없어...
‘같이 일해본 사람’중용 인사원칙 변화 감지도
박근혜 대통령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를 깜짝 발탁하면서 추천 경로와 함께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누리당 핵심관계자는 11일 문 후보자 지명과 관련, “이번 인사는 청와대에서 주도적으로 한 것”이라고 했다. 직전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 지명에는 당의 의견이 많이 수렴됐다고 알려진 반면 이번 인사는 전적으로 청와대에서 컨트롤했다는 얘기다. 문 후보자가 김기춘 비서실장과 박정희대통령 기념재단을 고리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같은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 실장과 문 후보자의 연결고리로는 서울고 동문이라는 인맥도 거론된다. 7인회 멤버이자 서울고 동문의 대부격인 안병훈 기파랑 대표가 서울고 출신 문 후보자를 김 실장의 레이더 안에 들여 놓는데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서울고 인맥은 현 정권의 3대 인맥인 부산ㆍ경남(PK)과 위스콘신, 성균관대에 버금가는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청와대에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와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포진한 것을 비롯해 내각에도 서남수(교육부) 문형표(보건복지부) 방하남(고용노동부) 서승환(국토교통부) 유진룡(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5명이 포진해 있다. 여기에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과 최수현 금융감독위원장도 서울고 출신이다. 이런 분위기가 이번 문 후보자 낙점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위기다.
더불어 박 대통령이 특별한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문 후보자를 선택한 것을 두고 ‘같이 일해 본 사람’위주의 인사 원칙에도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박 대통령은 당선 이후 정홍원 국무총리와 김용준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까지 함께 손발을 맞춰 본 인사들을 우선 순위에 뒀다. 하지만 문 후보자의 경우 박 대통령과 직접적인 인연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문 후보자의 언론인 시절 칼럼이 보수 진영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에서는 유명하게 회자됐다”는 얘기가 있는 만큼, 신문을 꼼꼼히 읽는 것으로 유명한 박 대통령이 평소 지면상으로 문 후보자의 성향에 대한 파악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추천이 들어오자 검증을 통과한 후보 중 낙점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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