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엔 록페, 봄ㆍ가을엔 재페.’
태양이 작렬하는 여름엔 청춘의 열정이 폭발하는 록페스티벌에 관객이 몰리고, 날씨가 좋은 봄과 가을엔 연인과 가족이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재즈페스티벌에 관객이 몰린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건 2, 3년 전 이야기다.
지난해 여름 열린 음악 축제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건 6월 14, 15일 이틀간 연인원 10만여명을 모은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페스티벌인 ‘울트라 코리아’였다. 최근 2년 연속 20만명 이상을 동원한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가을 음악축제 중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이 여름 시장의 패권이 록에서 댄스 음악으로 넘어갔다.
올해도 울트라 코리아가 13, 14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폴 반 다이크, 스티브 아오키, 스티브 안젤로, 사샤 등 인기 디스크자키와 엠파이어 오브 더 선, 인펙티드 머시룸, 엠플로, 파 이스트 무브먼트, M.I.A 등 EDM 계열 밴드가 무대에 오른다. 박재범, 구준엽, 박명수, 이하늘 등 국내 스타들도 참여한다. 이번에도 10만명 이상이 모일 전망이다. 미성년자 출입이 제한된 음악 축제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시작한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은 유료 음악축제로는 규모 면에서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행사다. 지난해엔 마이애미에 33만명이 모였다. 아시아 최초로 2012년부터 열리기 시작한 울트라 코리아는 여타 음악 축제에 비해 외국인 관객의 비중이 높다. 주최사인 뉴벤처엔터테인먼트의 유진선 본부장은 “외국인이 지난해 2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하는데 올해는 외국인 전용 티켓 구매사이트를 통해 구입한 관객만 2만여명이어서 실제로는 3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별로는 중국, 일본, 대만 순으로 많다”고 했다.
록 페스티벌 시장이 정체해 있는 사이 EDM 페스티벌이 급성장하고 있는 건 악기 연주보다 기계음에 더 익숙한 20, 30대 젊은 층의 음악적 취향과도 관계가 있다. 유 본부장은 “EDM 음악은 멜로디 중심의 음악과 달리 처음 듣는 곡도 금세 친숙해질 수 있고 객석의 분위기도 매우 열정적이어서 그 어떤 장르의 페스티벌보다 많은 관객이 모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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