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입냄새 때문에 치과 진료를 받았지만 입 속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원인은 무엇일까. 보통 양치질을 했는데 입냄새가 지속되면 구강질환을 의심하기 마련이지만 치과적 문제가 없을 때는 다른 신체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건강의 적신호이기도 한 입냄새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원인질환과 예방법을 알아본다.
●치과적 문제 없다면 ‘호흡기ㆍ소화기 질환’ 의심
호흡기ㆍ소화기 문제는 입냄새를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 전신질환이다. 그 중 후비루증후군과 역류성식도염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후비루증후군은 코와 코 주변부에서 콧물 등 점액이 다량으로 생기면서 목 뒤로 넘어가는 질환이다. 기본적인 증상은 목 이물감이 느껴지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헛기침을 자주 하는 것. 증상이 심해지면 목에 있는 이물질이 세균에 의해 분해되며 악취를 유발한다.
역류성식도염은 위에 있는 음식물이나 위산이 식도로 역류되면서 발생한다. 목 이물감이 느껴지고 목이나 가슴이 쓰리며 신트림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때 소화되지 않고 역류된 이물질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구취가 생긴다.
혈액문제가 원인이 되는 입냄새도 있다. 기름진 음식, 단 음식 등을 즐기는 잘못된 식습관으로 혈액에 오염된 영양물질이 쌓이면 인슐린을 제대로 수용할 수 없어 당뇨병이 생기기도 하고, 혈류의 흐름을 방해해 고혈압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세포의 연료인 혈액에 오염된 영양물질이 들어가면 세포가 기형으로 변해 비만세포가 되기도 한다. 입냄새는 혈액 속 오염물질이 부패되며 발생하는 냄새가 호흡을 통해 밖으로 나와 생기는 것이다.
호흡기 및 소화기 질환이나 혈액오염으로 인한 성인병은 만성질환인 경우가 많아 재발이 잦고 치료가 쉽지 않다. 이물감이나 염증 등 증상 완화뿐 아니라 장기의 면역력 증진과 혈액 속 오염물질 정화를 통한 근본치료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혜은당한의원 김대복 원장은 “후비루증후군은 비염 및 축농증이 선행질환으로 주로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들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때는 폐 기능을 강화시키면서 체내 독성물질을 배출하는 등 면역력을 함께 증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역류성식도염 같은 소화기 질환은 간의 열을 다스리고 위 기능을 강화시키는 것, 당뇨나 비만 등 성인병은 혈액을 맑게 만들어 유지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때 치료와 함께 환자 개개인의 체질에 맞는 식이요법 등이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취 예방은 생활습관 조절부터
치과적 문제이든 전신질환 문제이든, 생활습관을 잘 다스리면 구취를 유발하는 요인을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다.
구취로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단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찌꺼기가 잇몸이나 치아 사이에 남았다가 구취를 유발하고, 장에 흡수돼 혈액을 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기름진 음식이나 술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마찬가지. 고지방식이나 술은 혈액을 탁하게 만들고, 역류성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다. 탄산음료도 위산분비를 촉진하고 기포를 만들어 압력을 증가시키므로 위가 약한 사람들은 주의해야 한다.
입을 건조하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침이 마르면 세균이 번식하기 쉬워 구취가 유발될 수 있다. 평소 물을 자주 마시거나, 무설탕 껌을 씹어 침샘을 자극하는 것이 좋다. 잘못된 구강청결제 사용은 오히려 입을 마르게 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이 없는 제품을 선택하고, 칫솔질 대용으로 장기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김대복 원장은 “과로나 스트레스는 간에 열을 발생시키는데 이때 위 기능까지 침범해 소화기능에 문제가 발생, 목 이물감이 생기면서 구취가 날 수 있다” 며 “업무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고, 하루 7~8시간씩, 적어도 4~6시간은 잠을 청해 하루 쌓인 피로를 충분히 회복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용운기자 sadzoo@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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