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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코 앞인데…너무 조용한 브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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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코 앞인데…너무 조용한 브라질

입력
2014.06.1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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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로 떠들썩했던 남아공 월드컵과 대조

브라질, 월드컵 개막을 보름여 앞둔 28일 상파울루의 상업지구가 월드컵에 참가할 국가들의 국기로 장식된 가운데, 태극기가 눈의 띄고 있다. 연합뉴스.
브라질, 월드컵 개막을 보름여 앞둔 28일 상파울루의 상업지구가 월드컵에 참가할 국가들의 국기로 장식된 가운데, 태극기가 눈의 띄고 있다. 연합뉴스.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같은 듯 다른 모습으로 비교되고 있다.

두 대회는 모두 기반 시설이 미리 갖춰져 있지 않고 치안이 불안한 국가에서 열린다는 사실 때문에 우려가 제기됐다.

남아공 월드컵 본선 기간에는 취재진이나 관광객들이 빈민가 강도들에게 습격을 당하는 사건이 속출했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월드컵을 개최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냐는 지적이 자연스럽게 쏟아졌다.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주요 대도시의 우범지대에서 대회 참가자들을 긴장하게 하는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출전국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의 코치진이 무장 강도의 공격을 받기 직전에 경찰의 구조를 받는 상황이 전해지기도 했다.

해외에서 온 관중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는 국가에서 월드컵을 개최할 권리가 있느냐는 지적이 일기는 남아공 때와 마찬가지다.

그러나 대회를 앞둔 분위기를 비교할 때 브라질과 남아공은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아공에서는 대회를 앞두고 자국 대표팀의 애칭인 '바파나 바파나'를 외치며 월드컵의 성공을 성원하는 목소리가 가득했다.

아프리카의 전통악기인 부부젤라의 소리가 골목마다 메아리쳤고 대다수 주민은 관광객들을 흥겨운 노래와 춤사위로 맞이했다.

나라를 불문하고 선수단 버스가 지나갈 때 어린이들이 맨발로 뛰어나와 환호하는 모습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월드컵 본선의 열기를 대변하는 가장 인상적 장면 가운데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올해 월드컵 본선을 이틀 앞둔 11일(한국시간) 현재까지 브라질의 모습은 남아공과 사뭇 다르다.

'축구의 나라'에서 무려 64년 만에 맞이하는 축제임에도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개막전이 열리는 상파울루 시내조차 조용하기만 하다.

간판스타 네이마르의 그 흔한 사진이나 대표팀을 응원하는 현수막 하나 걸린 담벼락을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자국 대표팀을 외면하거나 비난하는 상황까지 불거지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브라질 선수단은 지난달 27일 베이스캠프에 입성할 때 팬들과 전혀 교감할 수 없었다.

캠프의 입구에서 자국 선수단을 비난하며 월드컵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선전을 응원하려고 모인 일부 팬들이 다른 한 편에 있었으나 선수단 버스는 위험을 피해 달아나듯 캠프로 서둘러 들어가버렸다.

현재 브라질에서는 정부가 체육 대회가 아닌 교육, 보건 등 복지에 주력해야 한다며 월드컵 개최를 비판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브라질의 축구영웅 펠레가 정부 비판이 축구나 축구 선수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고 호소하고 나섰으나 별 효과는 없었다.

남아공 월드컵은 치안 불안에 테러 우려까지 있었음에도 국민적 성원 속에 큰 사고가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13일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A조 1차전으로 개막하는 이번 브라질 월드컵은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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