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서청원 출사표 "세월호 참사로 1차 부도" 새누리당 변화ㆍ혁신 강조 당ㆍ청 가교 역할에 초점
'탈박' 김무성 당심 잡기 통일 경제교실 재가동 원내외 인사들 대거 몰려 만만치않은 勢 과시
친박계 좌장인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10일 김무성 의원에 이어 사실상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이로써 ‘YS(김영삼 전 대통령) 키즈’라는 같은 정치적 뿌리에서 성장한 두 정치 거물이 차기 당 대표자리를 놓고 진검 승부를 벌이게 됐다. 특히 서 의원은 새누리당 주류인 친박계의 중심인 반면 김 의원은 친박에서 이탈한 ‘탈박’인사로 비주류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친박’ 대 ‘탈박’의 세력 대결구도도 형성됐다.
서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새누리당 변화와 혁신의 길’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사실상 출사표를 던졌다. 토론회에는 정의화 국회의장을 비롯해 남경필ㆍ유정복ㆍ서병수 광역단체장 당선자와 이인제, 이재오, 윤상현, 유기준 의원 등 계파와 상관없이 100여명의 정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서 의원은 이 자리에서 “기업으로 치자면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로 사실상 1차 부도를 맞은 것”이라며 여의도정치 복원과 정치개조를 주장했다. 서 의원은 “‘더 이상 새누리당에 계파는 없다'고 선언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서 의원의 당권 도전은 친박계의 맏형인 7선 의원으로써 당과 청와대의 든든한 가교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서 의원이 당권을 쥐게 되면 당 내부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당ㆍ청간 수직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전날 당권 도전을 선언한 김 의원은 이날 당내 의원모임인 ‘통일 경제교실’을 두 달 만에 가동하면서 당심 잡기에 나섰다. 여기에도 당내 초ㆍ재선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대거 몰리면서 만만치 않은 세를 과시했다.
유력 당권 경쟁자인 두 사람의 인연은 ‘상도동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 의원은 1984년 ‘민주화 추진 협의회’ 상임위원을 맡으면서 상도동계에 입문, 김영삼 정부에서 정무1장관 등을 지내며 승승장구 했다. 김 의원도 김영삼 전 대통령 보좌관으로 정치에 첫 발을 내디딘 후 문민정부에서 내무차관 등을 역임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두 의원은 박근혜 후보 경선 캠프에 투신하며 한솥밥을 먹었다. 하지만 2008년 이른 바 ‘친박계 공천 학살’이후 서 의원과 김 의원은 길을 달리했다.
두 경쟁자의 당권 경쟁의 목적도 상이하다. 서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백업’하기 위해 당권 도전에 나선 반면 김 의원은 당권을 넘어 대권까지 도전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6선 이인제도 출마 선언
한편 이인제 의원도 이날 새누리당의 변화를 촉구하는 출마선언문을 발표하고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판사 출신인 이 의원은 88년 13대 총선을 통해 여의도에 첫 발을 디딘 후 14대와 16~19대 까지 모두 6선을 기록했다. 역시 김영삼 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과 경기지사를 역임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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