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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2차장 거친 외교관출신... 朴의 숨은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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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2차장 거친 외교관출신... 朴의 숨은 멘토

입력
2014.06.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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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대선 때 불법정치자금 전달에 관여... 청문회 쟁점될 듯

이병기(67) 국정원장 후보자는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 국가안전기획부(국정원 전신) 2차장과 여의도연구소 고문, 주일대사를 지낸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외교ㆍ정보부처와 정치권을 두루 거치면서 균형적 시각과 정무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교관 출신이 국정원장에 기용된 것은 노신영 전 총리 이후 두 번째다.

이 후보자는 1974년(외시 8회) 외교부에 들어갔다가 85년 민정당 총재보좌역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노태우 전 대통령 의전수석비서관 등을 거쳐 95년 안기부장 특보로 자리를 옮겼고, 96~98년 안기부 2차장(해외ㆍ북한담당)을 지내며 97년 황장엽씨 망명사건을 처리했다.

2004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 선대위 전략기획단장에 기용되면서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2007년 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캠프 선거대책부위원장을 지냈다. 한 여권 인사는 “이 후보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무대 뒤에서 정곡을 찌르는 조언으로 박 대통령의 멘토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인사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발탁해 지난 대선과정에서 외교ㆍ안보분야 좌장을 맡긴 이면에는 이 후보자의 역할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자는 지난달 남재준 전 원장 경질 이후 국정원장 후보 1순위로 거론됐다. 하지만 내년 한일수교 50주년을 앞두고 주일대사로서 경색된 한일관계의 가교역할을 하겠다며 여러 차례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는 이날 도쿄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지난해 아베 신조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만 없었더라면 한일 정상회담을 앞당겨 할 수 있었는데 물거품이 돼 아쉽다”며 “국정원장으로서 첩보가 아니라 100% 정확한,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의 아킬레스건은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정치 특보를 맡았을 때의 행적이다. 정치자금법 위반과 횡령 혐의로 각각 기소된 이인제 당시 대선후보와 김윤수 공보특보에게 재판부가 2004년 내린 판결문을 보면, 이 후보자는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한 이인제 후보에게 이회창 후보 지지를 부탁하는 대가로 김 특보에게 불법 정치자금 5억원을 건넨 사실이 적시돼 있다.

이 후보자가 국정원 개혁의 적임자인지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군 출신인 남재준 전 원장이 대북ㆍ공안분야에 치중해 물의를 일으킨 것에 비하면 외교관 특유의 합리적 판단으로 현안에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박 대통령의 측근이란 점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서울 ▦경복고ㆍ서울대 외교학과 ▦주제네바대표부ㆍ주케냐대사관 근무 ▦민정당 총재보좌역 ▦대통령 의전수석비서관 ▦안기부 2차장 ▦이회창 대선후보 정치특보 ▦여의도연구소 고문 ▦주일대사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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