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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자전거도로에 오토바이들 폭주 '아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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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자전거도로에 오토바이들 폭주 '아찔'

입력
2014.06.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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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용서 경주용까지... 사고 위험에도 단속은 뒷짐

한강변 자전거 전용도로를 질주하는 오토바이들로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오토바이 폭주족.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강변 자전거 전용도로를 질주하는 오토바이들로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오토바이 폭주족. 한국일보 자료사진

주말마다 한강변 자전거 전용도로를 즐겨 찾는다는 윤한울(32ㆍ가명)씨는 8일 새벽 아찔한 경험을 했다. 윤씨가 이날 오전 5시쯤 잠실 종합운동장 옆 탄천을 지나 청담대교를 지날 때쯤 맞은 편에서 오토바이 한 대가 굉음을 내며 달려오고 있었다. 서둘러 자전거를 세우고 도로 한 편으로 비켜 선 윤씨 옆으로 오토바이가 무섭게 지나갔다. 족히 시속 60㎞는 넘어 보였다.

윤씨는 “비켜 서지 않았거나 서로 같은 방향으로 피하려 했다면 분명 사고가 났을 것”이라며 “자전거 전용도로에서는 자전거도 시속 20㎞ 이하로 달려야 하는데 오토바이가 질주하는 것을 단속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하루 수천명이 이용하는 한강공원 자전거 전용도로에 오토바이들이 무단으로 진입해 폭주를 일삼으면서 시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한강공원 보전 및 이용에 관한 기본조례는 오토바이의 자전거 전용도로 진입과 질주를 금지하고 있다. 단속 시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누구도 단속에 나서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자전거 동호인들에 따르면 이 도로를 드나드는 오토바이의 종류는 다양하다. 한강공원에 음식을 배달하는 오토바이 외에도 경주용 오토바이, 전기 오토바이까지 등장했다. 오토바이 마니아 A(27)씨는 “차도와 달리 신호나 자동차가 없어 자전거 도로를 자주 찾는다”며 “자전거 도로로 출퇴근을 하는 친구들도 있다”고 말했다.

자전거 도로 이용객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김윤일(34)씨는 “전기 오토바이는 엔진소리가 나지 않아 뒤에서 빠르게 접근해와도 알아차릴 방법이 없다. 사고 위험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박모(38)씨는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오토바이 때문에 초등학생 아들이 한강공원에서 자전거를 타자고 졸라도 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단속기관들은 뾰족한 수가 없다며 뒷짐을 지고 있다. 한강사업본부가 자전거 도로의 관리와 단속 업무를 맡아 순찰을 돌긴 하지만 실제 단속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한강사업본부 순찰대 관계자는 “사고 위험 때문에 질주하는 오토바이를 막아 세워 단속할 수 없다”면서 “사고가 나면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담당 구역이긴 하지만 단속요청 민원을 접수하거나 사고가 나야 출동한다는 입장이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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